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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알파고스러워진 면이 있다. 팻감이나 시간연장책을 남겨두지 않고 확실하게 막는 스타일로 두는 것 같다."
MBC 바둑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알파고의 바둑은 흐름인데, 당초 이세돌 9단의 작전은 삭감이 아니라 강하게 침입해 깨뜨리는 것"이라며 "아무래도 상변에서 물러선 것이 아쉽다. 좀더 백집에 파고드는 게 어땠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이세돌 9단이 유리하다고 확신할 수 없다. 끝내기 승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좌하귀 침투 여부에서 승부가 갈릴 것 같다. 이세돌 9단이 바둑을 좀더 편하게 보는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송태곤 9단은 "이번 수는 승착의 하나라고 볼 수 있을 만큼 좋은 한수"라며 "버려도 괜찮은 2점을 잡게 하면서 우중앙 백 세력에 파고들 수 있게 됐다. 4국에 나왔던 신의 한수까진 아니지만, 정말 좋은 행마였다. 이젠 백집이 손바닥이 아니라 주먹만해졌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반면 앞서 알파고의 하변 한칸 뜀에 대해서는 "패착 혹은 승착으로 보긴 어렵지만 의문수"라며 "차라리 한두칸 더 뛰었다면 모를까 다가오는 흑을 견제한다기엔 너무 소극적인 수"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소용 캐스터는 "알파고는 오히려 하변이나 좌하귀를 지키면 이긴다고 계산한 게 아닐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송태곤 9단은 "그것도 방법이지만, 백은 중앙에 더 타격을 입으면 진다고 봐야한다"라고 단언했다. 알파고가 좌하귀를 지키자 이세돌은 6분이 넘는 장고에 들어갔다.
이소용-송태곤 중계진의 형세 판단에 따르면 현제 흑집은 우하귀의 40집을 포함해 약 60집 가량 형성되고 있다. 반면 흑이 우중앙 백집을 어느 정도 삭감한다는 전제하에 백집은 약 50집 정도. 이렇게 되면 덤 7.5집을 주더라도 이세돌 9단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5국에서 이세돌 9단은 비교적 빠른 착수를 보이고 있다. 이세돌은 약 29분, 알파고는 57분 가량을 남겨두고 있다. 앞서 4국에서는 이세돌이 30분 가량을 남겼을 때 알파고와는 무려 1시간 차이가 났고, 이세돌은 끊임없이 초읽기에 시달려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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