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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이 생각하는 스포츠에서 기업 역할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10-18 20:59


스포츠조선
2011년 7월 29일
29일 오후 프로야구 삼성과 LG의 경기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대2로 삼성이 승리한 후 삼성전자 이재용 COO가 그라운드에 내려와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삼성이 하면 다를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믿음이었다. 그러나 그 믿음에 금이 갔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대한민국을 강타한 6월 삼성도 고개를 숙였다. 국내 최고로 평가 받아 온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월 23일 국민 앞에 섰다. "국민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드렸습니다. 머리숙여 사죄합니다. 국민여러분의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제 자신이 참담한 심정입니다. 책임을 통감합니다." 직접 사과문을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 부회장이 5월 이사장에 취임한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이다. 이 부회장은 또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예방활동과 치료제 개발에도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삼성이 어떤 미래의 그림을 그릴까. 그 관심은 여전하다.

국민 건강은 스포츠와 직결된다. 스포츠는 큰 틀에서 관람 스포츠와 참여 스포츠로 나뉜다. 관람 스포츠는 보는 것이다. 참여 스포츠는 직접 경기를 하며 땀을 흘리는 것이다.

'이재용 시대'의 삼성스포츠는 이미 변화의 길을 걷고 있다. 관람 스포츠인 프로에 쏠렸던 힘을 조금씩 분산시키고 있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다. 대한민국 프로스포츠는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가릴 것이 없다. 삼성도 그동안 프로스포츠를 보는 관점은 '국민 공익'이었다.

하지만 결국 '밑빠진 독에 물붓기'였다. 단기적으로는 웃을 수 있다. 그러나 100년, 200년을 내다봤을 때는 꿈이 없다. 삼성 산하 마케팅회사인 제일기획이 프로스포츠단을 운영해 내실화를 꾀하는 것도 현실화를 위한 첫 걸음으로 판단된다. 프로구단, 특히 기업구단의 경우 모기업에만 기대서는 미래가 없다. 수익창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일반 기업처럼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이익을 내야 구단도, 스포츠도 더 건강해 질 수 있다. 장기적인 미래를 위해서는 승패를 떠나 스포츠 본연의 가치를 살려야 한다.

관람 스포츠가 전부가 아니다. '이재용 시대', 삼성이 진정하게 지향해야 할 포인트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참여 스포츠다. 선진국의 경우 관람은 물론 참여 스포츠도 활발하다. 학원의 경우 체육을 못하면 원하는 대학도 못 갈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제도 또한 엄격하다. 일반 국민들도 생활체육을 통해 직업 선수 못지않게 활발하게 스포츠에 참여한다.

반면 대한민국은 어떨까. 학원 체육은 '천덕꾸러기' 신세고, 국민의 생활체육 참여율도 저조하다. 결국 앞으로 10, 20년 안에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지구촌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의료비 지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건강한 사회는 더 늦출 수 없는 시대적인 과제다. 그 키를 스포츠가 쥐고 있다. 참여 스포츠를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고, 사회적인 비용도 최소화 할 수 있다.


조영호 국민생활체육회 사무총장(전 한양대 교수)은 "그동안 삼성그룹이 현대그룹과 함께 한국의 엘리트 스포츠를 이끌어왔다. 이제 선진국형 스포츠는 생활체육이 중심을 이루는 것이다. 삼성그룹이 생활체육 쪽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한 흐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용 시대'의 삼성이 대한민국을 위해 소매를 걷어올려야 할 부분이 바로 참여 스포츠, 즉 생활 체육이다. 참여 스포츠의 순기능은 건강 뿐이 아니다. 함께 땀을 흘리면 갈등도 분쇄시킬 수 있다. 통합과 소통, 화합의 장도 마련할 수 있다. 선진국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참여 스포츠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구촌은 향후 문화 권력이 지배할 것이다. 스포츠는 언어가 없다. 그리고 정직하다. 삼성은 메르스 사태를 통해 큰 홍역을 치렀다. 관람 스포츠는 현재의 틀을 유지하면 된다. 여기에 참여 스포츠에 더 큰 힘을 쏟아야 한다. 이 부회장의 '6월 약속'은 스포츠를 통해 현실이 될 수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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