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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규 감독의 애제자' 김동현(21·에쓰오일·세계랭킹 41위)이 국제탁구연맹( ITTF) 월드투어 불가리아오픈 남자단식에서 첫 우승과 함께 3관왕에 올랐다.
1994년생 김동현은 중학교 때부터 탁구인들이 기대해온 유망주다. 여자부 양하은과 함께 한국 탁구의 미래로 촉망받았다. 중학교 3학년 때인 2009년 요코하마세계탁구선수권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이후 김민석, 정영식, 서현덕, 이상수 등 2~3세 위 차세대 선배들의 벽에 가렸다. 장우진, 조승민 등 후배들도 치고 올라왔다. 2009년 쑤저우중국오프 이후 6년만에 국제대회 첫 단식 우승의 꿈을 이루며 '에이스 본능'을 드러냈다.
지난해 '올림픽 레전드' 유남규 감독이 에쓰오일 지휘봉을 잡은 후 김동현의 기량은 일취월장했다. 100위권 밖을 맴돌던 세계랭킹이 30위권까지 치고 올라갔다. 세계 무대에서도 손색없는 파워풀 포어드라이브를 장착한 김동현에게 유 감독은 '견디는 힘'을 요구했다. "포어드라이브와 백드라이브의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강력한 포어드라이브에 질기게 견디는 백드라이브와 수비력을 겸비해야 한다. 50대50까지 맞춰야 한다"고 했다. 시즌 초반 잘나가던 김동현은 6월 일본, 8월 중국오픈에서 고전했다. 유 감독은 "올림픽 티켓 전쟁이 극심해지면서, 부담감이 컸던 것같다. 마음이 급해지다 보니 다시 원래 탁구로 회귀하는 조짐이 있었다"고 했다.유 감독이 따끔하게 야단을 쳤다. 선배 조언래와 함께 밤샘 토론도 펼쳤다. 다시 이를 악물었다. 불가리아오픈 직전 대통령기 전국탁구 단체전에서 김동현의 탁구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선배 서현덕, 정영식을 꺾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력, 지구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장도에 오르는 애제자에게 유 감독이 말했다. "느낌이 좋다. 잘할 수 있을 거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김동현은 3관왕 직후 ITTF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조언래 선수와 매우 친하다. 이번 대회에서 하나는 복식 파트너로서, 또 하나는 코치로서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우승 비결에 대해 "결승전에서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려 노력했다. 마츠다이라의 서브를 잘 받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것이 승부를 결정했다"고 답했다. 스물한살, 김동현의 약진은 반갑다. 스승과 선배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변화를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파이팅'의 결과는 빛나는 '금메달'이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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