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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에서 열리는 광주유니버시아드 대회, '리듬체조 에이스' 이다애(21·세종대)의 투혼과 열정이 눈부시다.
이다애는 '강심장'이다. 무대를 즐길 줄 안다. "응원을 받으면 오히려 더 신이 나는 스타일"이라고 했었다. 대학생으로서 마지막이 될 광주유니버시아드 무대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송희 대표팀 코치와 키스앤드크라이존에서 팬들을 향해 하트와 손키스를 날려보내며 홈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화답했다. 이다애의 매력에 현장 팬들이 매료됐다. 사인공세가 이어졌다.
이다애의 첫 결선 진출은 오랜 부상을 이겨낸 쾌거라 더욱 값지다. 1m62의 작은 키지만 이다애는 핸디캡을 뛰어넘는, 시원시원한 연기를 구사한다. 스케일이 크고 정확한 동작이 강점이다. 정확한 축으로 구사하는 안정적인 피봇은 그녀의 트레이드마크다. 발끝이 좋다. 발끝을 들어올리는 높이가 다르다. 끊임없이 수구를 던지고 받고, 점프하고, 피봇을 도는 리듬체조 선수들의 발목은 성할 틈이 없다. 초등학교때부터 앞만 보고 달려온 이다애의 왼발목 인대는 닳아 없어진 상태다.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앞둔 지난 3일 이다애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리듬체조 선수의 흔한 발목 테이핑'이라는 영상을 올렸다. 두터운 테이핑에 의지해 아픔을 참아가며,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꿈을 향해 피봇을 돌고, 또 돈다. '리듬체조 선수의 흔한 발목 테이핑, 이렇게 안 감으면 운동을 못한다. 맨날맨날 가죽을 벗겨내는 것같다. 그래도 잘 버텨주고 있어서 고맙다. 내 발목'이라고 썼다.
이다애의 능은 아쿠아로빅 강사로 활동해온 어머니로부터 내림받은 것이다. 어머니는 "발목 인대가 거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운동을 하기 힘든 상태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래도 딸이 좋아하는 일이니, 끝까지 믿고 응원하려 한다"며 웃었다. 손연재의 재활을 전담하고 있는 송재형 송피지컬 원장도 "이다애의 발목을 직접 체크해본 일이 있다"면서 "그 발목 상태로 그런 연기를 해낸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늘 웃는 낯에 깜찍한 연기를 당차게 펼쳐내는 '요정' 이다애의 아픔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대학교 3학년, 스물한살, 이다애는 지금 리듬체조 선수로서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고 있다.
13일 오후 4시30분 펼쳐질 곤봉 결선에서 이다애는 8명의 파이널리스트중 2번째로 매트에 나선다. 절친 손연재는 5번째로 연기한다. 손연재는 금메달 직후 '곤봉 결승 진출한 다애도 축하해, 낼도 퐈이팅!'이라는 한줄 글로 동반 결선행의 기쁨을 드러냈다. 이다애는 '우리연재 너무 축하하고 내일 같이 힘내자아!'라고 화답했다. 마지막 유니버시아드 무대, 1994년 동갑내기 이다애, 손연재가 함께 최고의 무대를 다짐하고 있다.
광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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