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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지 스승 정종호 원장, 볼링의 비상을 꿈꾸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7-01 17:18


'J볼링스쿨' 정종호 원장(가운데)이 올해 프로에 입문한 신수지(오른쪽), 박경신 프로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라인볼링센터

볼링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다.

한국 볼링은 2010년 광저우대회에서 12개 가운데 8개의 금메달을 가져왔고, 지난해 인천대회에서도 금 7, 은 1, 동 6개를 획득하며 한국의 종합 2위에 크게 기여했다. 한국 볼링은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각종 국제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선전을 펼치며 볼링 강국의 면모를 과시해 왔다.

하지만 국내 스포츠 시장에서 볼링의 위상은 아쉽기만 하다.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민적 인기를 얻은 종목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각종 국내외 대회를 커버하는 중계가 잡히지 않을 정도로 대중으로부터 외면받는 게 현실. 생활 속의 스포츠로도 과거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위기의 볼링을 말하는 이들도 있다. 볼링의 '비상'을 꿈꾸는 이가 있다. 현역 시절 불의의 사고로 은퇴, 태극마크의 꿈을 이루지 못했던 그는 지난 20여년간 볼링의 활성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스타 선수를 숱하게 배출해 온 'J볼링스쿨'의 정종호 원장(58)이다. 정 원장은 볼링계에서 꽤나 유명한 지도자이자 해설가이다. 2012년 삼호코리아컵 우승 후 지난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재팬컵 우승을 차지한 박경수 프로를 비롯해 국내와 일본서 6차례 우승을 이룬 박종수 프로 등 정 원장의 가르침을 받고 국내외에서 맹활약하는 프로 선수만 40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체조 선수 출신으로 다방면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신수지가 정 원장의 가르침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지금도 20명의 프로 선수들이 J볼링스쿨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볼링을 좋아하는 연예인들도 정기적으로 정 원장과 함께 동호회 대회를 갖고 있다.

정 원장은 지난달 제자인 박경신 프로와 함께 서울 행당동에 볼링의 대중화를 슬로건으로 내건 '라인볼링센터'를 개원했다. 넉넉한 지원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8개의 라인을 갖춘 대형 볼링장으로 볼링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정 원장은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정 원장은 선수 생활을 오래하지 못했다. 23세이던 지난 1990년 8월 교통사고로 입은 부상 때문에 현역에서 은퇴했다. 그가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1996년 볼링 아카데미인 'J볼링스쿨'을 설립하면서부터다. J볼링스쿨은 프로 입문을 준비하는 유망주들과 일반 프로 선수들에게 문호를 개방해 무료로 레슨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볼링을 배우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J볼링스쿨 문을 두드리면 된다.

정 원장은 "선수때 부상 때문에 일찍 은퇴를 했습니다. 자동차 사고가 나서 목을 다쳤고, 축구를 하다 다리 골절상을 입었죠. 은퇴 후 골프 관련 공부를 시작하면서 지도자 준비를 했습니다"고 했다. 일찌감치 지도자로 방향을 돌리면서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국내에는 볼링 관련 서적이 없어 정 원장은 일본을 오가며 전문 서적을 찾아 공부를 했고, 볼링 관련 책을 3권이나 집필하기도 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는 이화여고와 경기 광명의 충현고에서 코치 생활을 역임했다. 볼링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2000~2003년 경인방송에서 해설을 맡았던 시절이다.

볼링계는 여전히 불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2년전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연예인팀과 동호회팀간 경기로 방송이 나간 적이 있는데, 그로부터 1년 동안 볼링업계도 붐이 이는 듯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또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것 같아요. 볼링 관련단체들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계가 많습니다. 언론들도 많이 도와주셨으면 하는 바랍입니다."

정 원장은 꿈은 볼링 전문 채널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언제든 안방에서 볼링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고 있다. "침체된 볼링 활성화를 위해 볼링 전문 케이블 방송을 만드는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본도 필요하고 사람도 필요한데, 지금은 매우 어려운 형편인게 사실이죠. 당장 이룰 수 있는 꿈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도움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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