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국체육학회 '올바른 학교체육' 세미나 내용 보니...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3-22 14:22



'올바른 학교체육 문화를 만들자.'

20일 오후 1시 서울 상명대학교 아트센터 대신홀에서 한국체육학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토토가 후원한 2015년 학교체육 진흥 세미나가 열렸다. 학교체육을 움직이는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남상남 한국체육학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구기헌 상명대 총장의 환영사, 김종덕 문체부 장관, 황우여 교육부장오나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이창섭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첫 주제발표에 나서 안양옥 한국교육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올바른 학교 체육 문화 조성을 위한 학교체육 정책을 주제로 화두를 던졌다. 안 회장은 전국소년체전 메달이나 성적에 입각한 인센티브 부여 방식에 문제점을 지적했다. 학교체육을 위한 대부분의 노력이 메달 획득에만 집중되고, 이로 인해 학교체육 활성화의 기회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점을 언급했다. 운동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슬로건 '공부하는 학생선수, 운동하는 일반학생'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으로 이분화하는 용어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운동, 체육은 엄연한 교과의 범주이고 체육 역시 공부할 대상의 일부라는 점을 강조했다. 공부와 운동으로 구분 짓는 용어 자체가 편견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같은 의미에서 '학교체육이 학업성취에 도움이 된다'는 식의 접근을 경계했다. 학교체육은 단순히 학업 성취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신체활동을 통해 자기삶을 주도적으로 개발하는, 그 자체로 완벽한 교육이자 신체적, 정신적 수련, 단련임을 강조했다. 학교스포츠클럽의 경우에도 양적 성장은 괄목할 만하지만, 스포츠클럽 등록률이 학교평가 기준으로 제시되면서 본연의 가치인 자발성, 자율성이 훼손되는 부분을 지적했다. 여학생 체육활성화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여학생이 교정의 대상이 아닌, 체육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주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향후 학교체육 정책의 방향이 몸 바로 세우기라는 체육교육 본연의 가치를 강조해, 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확립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 움직임 속에 소외돼온 학교체육의 위상을 정립할 정부내 행정부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통합체육회 추진 과정에서 학교체육을 위한 논의가 비중있게 이뤄져야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김석권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장이 '학교체육 활성화를 모색하다'라는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2015년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목표를 '모두가 함께하는 행복교육'으로 정했으며, 체육교육과정 운영 내실화,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공부하는 학생선수 육성 지원, 체육프로그램 운영 및 건강체력 강화, 체육활동 참여 지원 등 5대 중점과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유정애 중앙대 교수는 '학생선수의 미래를 그리다' 제하의 발제를 통해 "'운동선수'라는 단일 진로에 국한된 학생선수들의 경우 인생 100세 시대의 미래 설계가 20대에 맞춰져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공부와 운동의 이분법이 아닌, 선진국의 '듀얼 커리어 시스템'을 언급하며 "학생선수가 운동선수로서 대회에 참가하는 동시에, 체육분야 혹은 일반 분야로의 진로 가능성을 탐색하고 준비하고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학생선수를 위한 맞춤형 진로교육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은 '모든 학생이 함께하는 학교스포츠클럽을 꿈꾸다'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교육부가 2007년부터 시행해온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들이 참가하는 스포츠 동아리인 학교 스포츠클럽의 현황과 실태를 꼼꼼히 제시했다. 초중교 교사들의 행정업무 과다, 체육시설 및 용구 부족, 전문강사 부족 등 현장의 문제점들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학교체육 정책의 방향을 짚어낸 겆야 전문가들의 발제에 이어 해당 내용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오정훈 서울체중 교감과 권순용 서울대 교수가 지정토론자로 나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오 교감은 운동과 공부에 대한 이분법적, 차별적 시각을 경계했다. "학생선수는 공부를 못해서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 운동이라는 공부방법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삶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진로를 택한 것이며 다양한 공부를 통해 창의력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인식이 내면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선수 대상의 진로교육 부재, 학문적 담론의 부족, 진로 콘텐츠 부족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진정한 학교체육 활성화는 스포츠 참여기회 확대라는 입구 전략과 올바른 체육진로 교육이라는 출구 전략이 조화롭게 추진될 때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정 토론자로 나선 권순용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 역시 운동하는 일반학생과 공부하는 학생선수의 이분법적 접근에 대한 우려에 공감을 표했다. "학생선수 ,일반학생 모두에게 다양한 체육관련 진로기회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고, 개방적 운동부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과체육, 학원스포츠, 그리고 학교 스포츠클럽의 개별적 발전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삼자가 잘 연계돼 상보적으로 발전하는 미래 학교체육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이러한 연계적 고려는 스포츠 시스템 선진화의 차원에서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과의 선순환적 발전과도 맥을 같이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학교운동부와 학교스포츠클럽과의 연계적 발전에 대한 고민 또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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