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기 국민생활체육회장(69·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최근 입장을 번복했다.
서상기 회장은 대구 북구을이 지역구인 3선 의원이다. 주업이 정치인이다. 국민생활체육회장 자리는 정치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맡은 하나의 직책이다. 서 회장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그는 간담회에서 정면 돌파의 자세를 취했다. 국민생활체육회장으로서 특권을 누리는 건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는 국회의 결정을 따르지 않고 입장을 번복한 명분으로 생활체육진흥법 제정을 꼽았다. 자신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일이고 또 최적임자이기 때문에 이걸 마무리하고 갈 수 있도록 시간을 더 달라고 주장했다.
생활체육진흥법은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한데 잘 어우러지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두 스포츠의 통합은 이미 과거 정부 때부터 수 차례 논의와 시도가 있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좋은 취지와 달리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고 보고 있다. 서상기 회장은 지난해 11월 6일 김정행 대한체육회장과 만나 2017년까지 두 단체의 통합에 합의했다. 체육계에선 엘리트와 생활체육이 합쳐지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서 회장은 이 생활체육진흥법 제정을 자신의 사명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또 자신이 최적임자이기 때문에 누구 보다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미련이 남아서가 아니다. 생활체육에 있어 이 법은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약속을 못 지킬 것 같다. 2016년 4월 국회의원 선거가 있기 때문에 나도 여기서 오래 끌 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국회가 정한 겸직하고 있는 현직 위원들의 체육단체장 사임 권고 시한은 이번달 31일 오후 12시까지다.
서 회장이 입장을 번복하면서 그동안 차기 회장 선거 출마를 노렸던 새누리당 유준상 상임고문, 권오준 포스코 회장, 전병관 체육학회장 등 예비 후보자들의 상황이 어정쩡해졌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