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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신설경기장 사후활용, 해외사례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10-03 08:02


사진캡처=데일리메일

신설경기장 사후 활용문제는 역대 국제종합대회를 개최한 모든 도시의 고민이다.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경기장 건설에 천문학적인 액수를 쏟아부었지만, 향후 활용 계획 부재와 뜻하지 않은 변수에 부딪혀 무용지물로 전락하기도 힌다. 활용 계획 부재의 대표적인 사례는 그리스다. 근대 올림픽 108년만의 귀환을 축하하는 장이었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은 당시 과도한 투자로 인해 국가 전체가 경제 장기침체에 시달리는 최악의 결과를 맛봤다. 그리스는 주경기장인 아테네 올림픽 스타디움을 비롯해, 아테네 올림픽 스포츠 컴플렉스, 팔리로 연안 올림픽 컴플렉스, 올림픽 실내외 수영센터 등을 짓는데 무려 15조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난 후 현실은 참혹하기만 하다. 사실상 휴점 상태가 된 경기장은 집시들의 주거지로 활용되고 있으며, 쓰레기와 낙서로 폐허가 되어버렸다. 무계획이 낳은 참사다. 당시 아테네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였던 나소스 알레브라스 한 인터뷰에서 "올림픽 이후 올림픽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국제 소프트볼 연맹 회장이 아름다운 경기장이 사장되는 것이 아쉬워 아테네시측에 자신들이 모든 관리 비용을 부담할테니 소프트볼 경기를 치르게 해달라고 수년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는 일화는 아테네올림픽이 얼마나 무계획적으로 치러졌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뜻하지 않는 변수도 문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중국 중앙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치러졌다.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새둥지처럼 생긴 독특한 디자인의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을 짓는데 무려 5087억원을 쏟아부었다. 향후 각종 국제대회와 콘서트 등 엔터테인먼트 이벤트를 개최하겠다는 계획과 달리 이렇다할 국제 이벤트를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은 연간 유지비만 116억원이 들어가는 '돈먹는 하마'가 됐다.

가장 최근에 열렸던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의 사례는 향후 신설경기장을 활용하려는 인천시에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조그마한 휴양도시였던 소치는 러시아 정부의 철저한 관리 하에 올림픽 도시로 변됐다. 소치동계올림픽은 빙상과 설상을 구분해 운영됐다. 사실상 변경이 불가능한 설상 종목 경기장의 경우 관광객 유치와 각종 훈련센터로 일찌감치 탈바꿈했다. 빙상 종목 경기장 역시 향후 계획을 완벽하게 준비했다. 개폐회식이 열린 올림픽 스타디움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경기장과 러시아 A대표팀의 메인경기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이스하키가 펼쳐졌던 볼쇼이 아이스돔 역시 러시아국내리그와 각종 엔터테인먼트 센터로 쓰이고 있다. 샤이바 아레나와 아이스큐브 컬링센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는 이동 가능한 경기장으로 관심을 모았다. 인구가 없는 소치를 떠나 대도시로 옮겨져 경륜장, 유소년체육센터로 쓰여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다른 시설물과 달리 이 경기장들은 이같이 철저한 계획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동할 장소와 이동시기 등이 수시로 바뀌며 혼선을 낳고 있다. 소치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있던 한 관계자는 러시아 언론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일부 경기장의 경우 사후 활용 방안이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인천아시안게임 전 한국이 마지막으로 개최한 국제종합대회인 부산아시안게임은 적절한 사후 활용으로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다. 금정체육공원의 경우 2003년부터 부산지방공단스포원에 위탁관리를 맡겨 사이클경기장은 경륜장으로, 실내체육관은 스포츠센터로 전환했다. 경륜장은 2013년까지 11년간 총매출 3조262억원을 거두며 지방재정 확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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