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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유럽게이머, 아시아 인종차별 '파문'…롤드컵 '찬물'

기사입력 2014-09-17 11:54 | 최종수정 2014-09-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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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논란의 중심에 선 '스벤스케렌' 데니스 욘센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 이하 롤)의 유럽 프로게이머가 아시아인들을 의도적으로 비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유럽의 롤 프로게임단 SK 게이밍의 정글러 '스벤스케렌' 데니스 욘센은 대만 서버에서 '타이페이칭총(TaipeiChingchong)'이라는 아이디를 만들었다. 흔히 '칭총'이란 중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 전체를 경멸 또는 비하하는 의미로 쓰인다. 비유하자면 미국 온라인에서 '니거(nigger)'나 '니그로(negro)'를 넣은 아이디를 사용한 셈이다. 친절하게도 앞에 '타이페이'까지 붙여주어 그 의미가 더욱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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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센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한 대만 소년에게 "내 바뀐 아이디 좋냐, 아니면 화가 나냐(offended)?"라고 물었다. 욘센이 '칭총'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욘센의 이 같은 인종차별 행위는 이 소년이 놀림받은 것을 모른 채 "롤 프로게이머를 만났다"라며 대만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랑하면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레딧(reddit)을 비롯한 전세계의 e스포츠 커뮤니티들은 욘센에 대한 논쟁으로 불타오르고 있다. 욘센은 과거에도 게임에서 지자 자신의 팀원들에게 "유태인(jew) 같은 놈들, 암(cancer) 같은 놈들"이라고 욕설을 퍼부어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SK 게이밍은 이번 롤 시즌4 유럽 대회에서 3위를 차지, 롤드컵 진출권을 따냈다. 이번 롤드컵 예선이 대만 등 동남아 지역에서 분산개최됨에 따라, SK 게이밍은 자신들이 속한 조별리그 B조 경기가 열릴 대만에서 체류중이었다. 하지만 욘센의 어이없는 행동에 분노한 대만 팬들이 롤드컵 출전금지 등 징계를 요구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롤드컵은 반드시 예비 선수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욘센이 빠질 경우 다른 선수가 대신 출전, 팀의 피해를 최소화하게 된다.

논란이 커지자 욘센은 자신의 SNS를 통해 "내 실수에 대해 사과한다. ID를 다시 바꿨다"라는 글을 올리는 등 사태 진화에 들어갔다. 하지만 단순히 감정이 격하거나 매너가 없는 게 아니라 전세계의 치부와 같은 '인종차별' 이슈를 건드린 만큼, 사태가 쉽게 잦아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롤 게임단의 1년 농사를 결정하는 '롤드컵'은 오는 18일 개막한다. 욘센은 롤드컵 개막 직전의 들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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