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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피날레 은메달 이승훈 "네덜란드와 충분히 경쟁 가능"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2-23 18:49 | 최종수정 2014-02-23 18:54


23일 오후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시내에 위치한 코리아 하우스에서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승훈, 주형준, 김철민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23.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26·대한항공)이 올림픽 2회 연속 메달을 수확했다.

밴쿠버에서 금 1, 은 1개를 목에 걸은 그는 은1개를 추가했다. 이승훈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에서 후배 주형준(23) 김철민(22·이상 한체대)과 짝을 이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 상대인 네덜란드는 높은 벽이었다. 접전을 펼쳤지만 중과부적이었다. 네덜란드는 3분37초71,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했다. 한국은 3.14초 뒤진 3분40초85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남자 팀추월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맺은 열매는 '작은 기적'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에 또 하나의 이정표였다. 팀추월에서 메달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승훈은 소치올림픽 5000m에서 12위, 1만m에서 4위를 기록하며 메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마지막 무대에서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팀추월 대표팀는 이날 소치 코리아 하우스에서 메달리스트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승훈은 "첫 경기인 5000m에서 기대보다 성적이 안나와 힘들었다. 마지막에 후배들과 좋은 성적을 내 기쁘다. 5000m와 1만m에서 못한 것을 은메달로 채워 감격스럽고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주형준은 "첫 올림픽 출전이다.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 해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수줍게 웃었고, 김철민도 "준비한 만큼 성적이 나와 기쁘다. 기분이 좋다"고 했다.

팀추월 대표팀은 지난 21일 8강에서 러시아, 준결승에서 캐나다를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네덜란드 등 서양 선수들과 비교할 때 체격과 체력에서 열세를 느끼지만, 훈련으로 이겨냈다. 이승훈은"체력의 열세를 극복할 방법은 훈련뿐이다. 우리 팀 훈련은 늘 가장 강하다"며 "내 경우에는 5000m 경기 이후 1만m는 물론 팀추월 훈련도 소화했다. 팀추월 훈련에서는 경기처럼 트랙 4바퀴를 돌면서 빠른 속도를 유지하고 교체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우리 세 명 모두 쇼트트랙 출신이라 앞 선수를 따라가고 발을 맞추는 스케이팅이 익숙했다. 기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팀추월이 주목을 받으면서 같은 팀 선수끼리 엉덩이에 살짝 손을 대는 모습 등 다른 빙속 경기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들도 관심을 끌었다. 이승훈은 "엉덩이에 손을 올리는 것은 서로 밀어주는 것이다. 세게 밀지 않고 손만 얹어도 바람의 느낌이 달라져 앞 선수가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세 명이 같이 가다 보면 말로 사인을 주고받아야 할 때도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올리자!', '그대로 가자!', '힘내자'고 소리치면서 간다"고 말했다.

팀추월은 4년 후 평창올림픽이 더 기대된다. 이승훈은 "네덜란드가 강팀이지만 우리도 계속 도전하면서 경쟁하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개개인의 실력을 지금보다 더 끌어올리면 팀추월에서 만큼은 네덜란드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팀추월은 소치올림픽의 피날레이자 희망이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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