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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드디어 화사한 미소를 찾았다. 그의 목에는 은메달이 걸려 있었다.
남자 팀추월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맺은 열매는 '작은 기적'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에 또 하나의 이정표였다. 팀추월에서 메달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승훈은 소치올림픽 5000m에서 12위, 1만m에서 4위를 기록하며 메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마지막 무대에서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그는 "밴쿠버 이후 4년간 힘든 시간이 많았다. 올림픽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며 "마지막에 좋은 경기를 해 기쁘고 셋이 이룬 것이서 세 배로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남자 추월은 8강에선 러시아, 4강에서 난적 캐나다를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한국 남자가 수확한 이번 대회 첫 메달이라 더 특별했다.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남자는 금4, 은5개를 수확했다. 최고의 성적이었다. 하지만 소치에선 고개를 숙였다. 단 한 개의 메달도 없었다. 남자가 동계올림픽에서 한 개의 메달도 낚지 못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미국)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그 늪에서 탈출했다.
이승훈은 공기저항을 막아내며 4바퀴를 앞에서 리드했다. 세 명의 호흡은 으뜸이었다. 공통분모가 있다. 이승훈 주형준 김철민은 모두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다. 쇼트트랙 계주로 맺어진 끈끈한 정이 빛을 발했다.
"밴쿠버와는 메달 종목이 달라졌다. 이 부분이 굉장히 플러스가 된 것 같다. 후배들 덕분이다. 팀추월은 세계 수준과 큰 차가 없다. 4년 후 평창올림픽에 나간다면 그 때도 메달 사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이승훈과 아이들', 투혼의 레이스는 소치올림픽의 피날레이자 희망이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