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러시앤캐시 최 윤 구단주, "배구단 운영, 이런 맛이야"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4-02-12 07:09


러시앤캐시 구단주인 최 윤 회장(오른쪽)이 LIG손해보험을 꺾고 시즌 첫 승을 거둔 김세진 감독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러시앤캐시



신생팀 러시앤캐시의 돌풍이 프로배구 V-리그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시즌 개막 1주일을 앞두고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말그대로 '급조'된 팀이었다. 게다가 초대 감독에는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는 김세진 감독(40)이 임명됐다. 외국인 선수 영입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대부분의 배구인들이 러시앤캐시의 첫 승을 궁금해할 정도로 불안한 전력이었다.

시즌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현재 러시앤캐시는 8승15패, 승점 26점으로 6위를 달리고 있다. 첫 승이 목표였던 러시앤캐시는 시즌 두자릿수 승수로 목표를 수정하더니 이제는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꿈꾸고 있다. 한국전력, LIG손해보험, 우리카드, 삼성화재 등을 차례로 꺾은 러시앤캐시는 남은 경기서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승리를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화재를 지난 9일 물리쳤다. 그것도 풀세트 접전이 아니라 1세트부터 몰아붙인 끝에 3대0 완승을 거뒀다. 이변이자 반란이었다. 선수시절 삼성화재 출신인 김 감독과 석진욱 코치는 누구보다 삼성화재의 저력을 잘 안다. 이 같은 친정팀을 이겼으니 그 기쁨은 남달랐다. 하지만 이들 보다 더 흥분한 구단 관계자가 있었다. 바로 구단주인 최 윤 회장이었다.

최 회장은 지난 시즌 네이밍 마케팅으로 프로배구와 인연을 맺었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리구단이었던 드림식스를 지원하며 배구 매력에 빠졌다. 그러나 시즌이 끝난 뒤 드림식스는 우리카드에게 넘어갔다. 포기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직접 진두지휘하며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앤캐시 배구팀을 탄생시켰다.

바쁜 일정에도 시간이 날때마다 홈, 원정 경기를 가리지 않고 코트를 찾았다. 선수단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코트에선 조용히 관전했다. 코트밖에선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무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배구단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최 회장에게 삼성화재전 승리는 일생일대의 '사건' 이었다. 경기 당일 최 회장은 출장차 일본에 있었다. 그러나 삼성화재전 승리 소식을 접한 뒤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선수단을 찾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김 감독과 석 코치와는 따로 자리를 마련, 소주잔을 기울이며 기쁨을 만끽했다.

김 감독은 "구단에서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주지 않는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 자칫 주눅이 들 수 있는데 팀 분위기가 즐기는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돌풍의 이유를 설명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