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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모태범 소치에서 마지막 도전, '도 아닌 모'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2-12 07:09


7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훈련이 열렸다. 훈련에서 모태범이 미국 샤니 데이비스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07.

절친인 이상화(25·대한항공)가 금맥을 뚫었다. 더 이상 절망할 시간은 없다.

500m보다 더 욕심을 낸 것이 1000m다. 주력 종목이다. 모태범(25·대한항공)이 12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에서 마지막 도전을 시작한다.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리는 1000m에 출전한다. 4위(69초69)로 레이스를 마감한 500m는 잊었다. 1000m에 집중하겠다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모태범을 지도하는 케빈 크로켓 코치(40·캐나다)는 "모태범도 인간이다. 본인이 더 실망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모태범은 회복할 것이다. 그는 1000m를 더 우승하고 싶어했다"고 강조했다.

모태범도 11일 재개된 훈련에서 4위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이었다. 500m는 더 이상 담아두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500m의 4위가 새로운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부담이 없지는 않지만 크지도 않다. 1000m가 500m보다 먼저 있었으면 했다. 1000m는 진짜 훈련을 많이 했다. 한번에 힘을 모아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다. 200m와 600m를 빨리 통과해 어느 정도 버티는가가 관건이다. 그동안 고생을 많이 한 만큼 마지막 바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500m와 1000m는 또 다르다. 순발력과 지구력을 겸비해야 한다. 넘어야 할 산은 역시 미국의 샤니 데이비스(32)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1000m를 제패한 그는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흑인 선수로 기록됐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는 모태범(은메달)의 추격을 따돌리고 우승, 1994년 노르웨이의 요한 올라프 코스 이후 두 번째로 스피드스케이팅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1000m와 1500m에서 모두 7차례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웠고, 현재도 두 종목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1000m에서 올림픽 사상 첫 3연패를 노리고 있다.

모태범은 눈을 돌릴 곳이 없다. 초반부터 승부를 걸 계획이다. 데이비스와는 정반대다. 데이비스는 지구력은 으뜸이지만 순발력에선 약점이 있다. 스타트가 느린 반면 막판 스퍼트는 지존이다. 소치동계올림픽 500m에서 24위(70초98)에 머문 것이 그의 아킬레스건이다. 하지만 그 차는 10분의 1초에 불과하다.

모태범은 초반 200m에서 0.5초, 600m 지점에서는 0.7초를 이겨야 데이비스의 막판 스퍼트를 따돌릴 수 있다. 지난해 12월 8일 독일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 1000m가 거울이다. 모태범은 1~3차 대회를 제패한 데이비스를 3위(1분9초59)로 밀어내고 1분9초50으로 우승했다. 초반 200m에서 데이비스보다 0.8초, 600m에서 1.18초 앞섰다. 데이비스가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폭발적인 스퍼트를 뿜었지만 결승선 통과는 모태범이 0.09초 더 빨랐다.

모태범은 "데이비스는 너무 강하다. 하지만 다른 네덜란드 선수들도 기량이 떨어지지 않는다. 데이비스가 1위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6명 정도가 잘타는 선수들이다. 당일 컨디션에 달렸다. 좀 더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들도 모태범을 주목하고 있다. NBC는 1000m를 앞두고 '데이비스의 경쟁자는 모태범과 데니스 쿠진(카자흐스탄)이다. 특히 모태범은 이번 시즌 1000m에서 데이비스를 이긴 유일한 선수"라고 소개했다.

그는 자동차 드라이빙을 즐기는 '스피드 광'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잘됐을 때 자동차 광고 한 번 해보고 싶다. 바퀴 달린 것은 다 좋아한다"며 웃었다. 유종의 미를 위해서는 1000m에서 최고의 스피드를 즐겨야 한다. 후회없는 도전은 이제 1000m에 달렸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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