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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동계올림픽. 시작하기도 전에 삐걱삐걱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2-05 09:41


사진캡처=BBC

역대 최다 금액을 쏟아부었지만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역대 최악의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예견도 나오고 있다. 개막을 불과 이틀 남겨놓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이야기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대회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시설 등에 투자한 돈만 510억달러(약 55조원)다. 종전까지 가장 많은 비용이 든 올림픽은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이었다. 당시에는 420억달러가 들었다. 보통 동계올림픽은 경기장 수나 참가 선수 등 규모면에서 하계올림픽의 4분의 1 수준이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엄청난 금액을 쏟아부은 것은 '강대국 러시아'를 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흑해 연안의 여름 휴양도시인 소치까지 높은 산악지대를 뚫고 철도와 도로를 잇는데만 87억달러가 투입됐다. 좁은 소치에 11개의 경기장을 새로 짓는 데도 돈이 많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예산 낭비의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쌍둥이 변기' 논란이다. 쌍둥이 변기는 화장실 한 칸에 변기 2개가 설치된 것을 말한다. 1월 바이애슬론 경기장 내 화장실에서 영국 BBC통신원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하면서 처음 발견됐다. 사진이 공개되자 올림픽 예산을 허투루 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조직위는 변기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서랍장을 설치한 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치의 올림픽 해안 클러스터 내 메인미디어센터(MMC) 근처에서 다시 쌍둥이 변기가 발견됐다. 여성 스태프와 자원봉사자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에서였다. 두번째 쌍둥이 변기가 발견되자 올림픽조직위는 발뺌하기에 바빴다. 처음에는 "쌍둥이 변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대답 자체를 회피했다.

아직 경기장 시설이 완공되지 않은 곳도 있다. 스키와 바이애슬론, 썰매 경기가 열리는 산악 클러스터의 경기장은 아직 관중이 오갈 길조차 완전히 닦이지 않았다. 눈이 녹아 질퍽거리는 진흙탕을 지나다녀야 한다. 관중석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하프파이프 경기장은 아직도 얼음을 깎는 작업이 한창이다.

준비가 완료된 시설도 믿음직하지 않다. 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 경기가 열리는 라우라 센터로 운행하는 케이블카 노선 세 곳 가운데 한 곳의 가동이 중지됐다. MMC에는 보조 전원을 시험한다며 전력 공급을 중단시키기까지 했다. 산악 클러스터의 미디어 숙소 9곳 중에 6곳밖에 문을 열지 않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많은 이들이 예약한 방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해안 클러스터의 미디어 숙소에서는 툭하면 엘리베이터 운행이 멈추고 온수 공급이 중단되는 등 준비 부실의 증거가 매일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준비 부족에 진땀을 빼는 이는 토마스 바흐(독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다. 바흐 위원장은 3일 러시아 소치의 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준비 부족 상황에 대한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대회 조직위원회와 연락해 점검하고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면서 수습에 열을 올렸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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