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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또 달라진 빙질, 충돌 사고에 아찔… '주의보 발령'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2-05 07:31


4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훈련이 열렸다. 모태범(왼쪽)과 이상화가 동료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소치=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04.



빙질은 하루 만에 또 달라졌다. 충돌 사고는 아찔했다.

4년 전 밴쿠버올림픽에서 금3, 은2를 쓸어담으며 효자종목으로 자리잡은 스피드스케이팅, 소치올림픽에서도 첫 문을 연다. 8일(이하 한국시각) 이승훈이 5000m에서 첫 테이프를 끊는 가운데 10일 모태범(500m), 11일 이상화(500m)가 차례로 출격한다.

그러나 금빛 레이스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고개가 남았다. 빙질 적응은 최우선 과제다. 당초 아들레르 아레나의 빙질은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얼음이 무르고 속도가 잘 나지 않아 2010년 밴쿠버올림픽 오벌과 비슷하다는 예상이었다. 체력과 파워가 뛰어난 태극전사들은 '슬로우벌'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던 밴쿠버에서 한국 빙속은 새로운 역사를 썼다. 최악의 환경이 오히려 반가웠다.

3일 첫 훈련을 가진 대표팀은 어리둥절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케빈 크로켓 코치(40·캐나다) 코치는 "이상하다"고 했다.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때와는 달랐다. 선수들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맏형 이규혁은 "무른 편이다"라고 한 반면 이상화는 "내가 느끼기에는 단단하더라"고 했다.

두 번째 훈련을 소화한 4일에는 또 다른 반응이었다. 크로켓 코치는 "오늘 빙질은 어제보다 약간 좋아졌다. 하루는 좋았다가 하루는 나쁘고,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럼 빙질은 매일 달라지는 것일까. 크로켓 코치는 "월드컵이 열리는 경기장에서는 흔히 생기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올림픽이 열린 캐나다 캘거리나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등은 얼음이 일관적인 상태를 유지한다"고 대답했다. 올림픽 무대치고는 일관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크로켓 코치는 빙질이 바뀌는 원인을 난방 상태에서 찾았다. 그는 "어제는 실내가 조금 추웠는데 오늘은 따뜻해졌다. 더 따뜻해진다면 선수들도 빙질이 더 좋아졌다고 느낄 것"이라며 "내일 다시 추워질지 누가 알겠느냐. 앞을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한 후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얼음의 느낌에 너무 마음을 두지 말라고 했다. 경기 당일에는 모든 선수에게 똑같은 조건이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빙질 뿐이 아니다. 4일 훈련 도중에는 사고가 발생했다. 본격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리며 코너를 도는 순간 김준호와 이강석이 충돌하면서 함께 미끄러져 넘어졌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모두가 긴장했다. 다행히 선수들의 상태를 살펴본 결과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드러나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준호는 넘어지는 과정에서 왼쪽 집게손가락을 베는 바람에 장갑이 피로 물들었지만 상처는 깊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크로켓 코치는 "선수들의 상태는 괜찮다. 경기에서 승리하는 데 손가락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피드 스케이팅은 1000분의 1초까지 다투는 민감한 경기다. 훈련 중 충돌은 연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둘의 충돌 상황에선 이상화도 옆을 달리고 있었다. 크로켓 코치는 "상화가 잘 피했다. 훌륭한 판단이었다"고 했다.

올림픽은 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결전이 목전이다. 실전 적응도 중요하지만 부상은 무조건 피해야 할 최대의 적이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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