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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亞게임 D-365 인터뷰]김영수 위원장"인천에 위대한 유산 남길것"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9-23 15:17



"인천아시안게임의 '위대한 유산(legacy)'을 물려주는 것이 목표다."

인천 송도 미추홀타워 집무실에서 만난 '노신사' 김영수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장(71)은 자신감이 넘쳤다. 인천아시안게임이 1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내년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16일간 열전에 돌입한다. 인천아시안게임 70대 베테랑 수장의 눈은 단지 1년 후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10년, 20년, 100년 후, 후세들이 자랑스러워할 인천의 '위대한 유산'을 바라보고 있다.

D-365, 준비상황 이상무

1942년생, 우리나이로 72세인 김 위원장은 지난 40년간 법조, 행정, 문화, 체육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서울중고-서울대 법대를 거쳐 80년대엔 검사로 일했다. 문민정부시절인 1995년 12월 문화체육부 장관으로 부임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유치를 진두지휘했다. 2004년부터 4년4개월동안은 프로농구연맹(KBL) 총재로 재임했다. 프로구단의 운영, 중계권 협상, 스포츠마케팅, 홍보전반 업무를 터득했다. 나이 일흔에 고향 인천을 위해 봉사할, 천금의 기회가 찾아왔다. "뒤늦게 합류했지만 내가 태어난 곳, 태생적인 은혜에 대한 보답이라는 마음으로 일한다"고 했다. 지난 40년의 현장 노하우를 고향에서 열리는 45억 아시아인의 축제를 위해 아낌없이 쏟아낼 작정이다. 준비 상황을 묻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자신있게 답했다. "모든 것이 착착 진행중이다. 7월 인천실내무도아시안게임에서 '성공적인 리허설'을 치렀다. 37억원의 흑자대회였다. 직원들이 성공적인 대회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북한 참가 가능성? 매우 높다

인천아시안게임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북한의 참가 여부다.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남북축구 맞대결이 성사됐다. 지난 여름 UN유스리더십프로그램(YLP)에도 북한 청소년 3명과 인솔자 1명이 참가했다. 9월 평양에서 열린 아시아역도선수권에 한국선수단이 참가했다. 태극기가 휘날리고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김 위원장 역시 북한의 참가와 관련,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최근 개성공단 문제도 잘 풀려가고, 동아시안컵, 아시아역도선수권 참가 등 분위기가 좋다. 특히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뜻이 확고하다. 북한의 참가로 전회원국이 참여하는 '퍼펙트 아시안게임'을 만들기 위한 알 사바 회장의 의지가 크다. 공식적, 비공식적 루트를 통해 관련 협상을 지속해왔다"고 귀띔했다. "현재 여러 통로로 감지되는 북한의 참가 가능성은 매우 높다. 단순참가가 될 수도 있고, 동시입장일 수도 있고, 공동응원단을 운영할 수도 있고, 현재로선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

'문화-관광천국' 아시안게임

문체부 장관 출신답게 스포츠와 관광, 문화를 연계한 아이디어도 무궁무진하다. "인천아시안게임의 최대 장점은 접근성이다. 공항에서 불과 20분 거리다. 서울과도 가깝다. 중국,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 쇼핑, 관광을 겸해 16일간 20만명의 관광객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대 공략층은 역시 중국 관광객이다. 얼마전 산둥성 위해시의 장후이 여시장으로부터 희망적인 제안을 들었다. "인천은 중국과 가장 가깝다. 하루는 경기를 보고, 하루는 의료검진을 받고, 하루는 쇼핑할 수 있는 '맞춤형' 관광상품을 계발하면 어떤가, 10만명은 보내드릴 수 있다"고 호언했다. 한국의 의료 및 뷰티 시장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은 지대하다. 관광-의료-쇼핑을 연계한 프로그램, 스포츠-문화-관광이 하나로 연계된 인천만의 특별한 아시안게임을 꿈꾸고 있다.


최고의 흥행카드, 최고의 빅매치는?

"박태환과 쑨양 선수의 경기에 세계적인 관심이 쏠릴 것같다." 김 위원장은 런던올림픽 이후 2년만에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펼쳐질 '박태환 VS 쑨양의 리턴매치'를 인천아시안게임 최고의 빅매치로 꼽았다. 그외에도 볼거리가 차고 넘친다. "'복싱하는 여배우' 이시영의 출전 여부도 관심사다. 총 36개 종목 중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축구, 야구, 농구, 배구, 탁구, 배드민턴도 인기를 끌 것이다. 축구, 야구에서 한일전은 최고의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력 면에선 한국이 1998년 방콕대회 이후 4회 연속 지켜온 2위 자리를 수성하는 것이 목표다."

스포츠 선진국다운 아시안게임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단계에서 열리는 대규모 종합대회다. 김 위원장이 가장 강조한 단어는 '배려''나눔'이었다. 승패, 메달수에 연연하는 시대는 지났다. 김 위원장은 "45억 아시아인들이 공감하는 나눔과 배려의 대회, 메달로부터 소외된 스포츠 저개발국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는 대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비전2014'를 추진중이다. 2000만달러의 예산으로 스포츠 약소국을 후원해왔다. 인천에서 참가국이 골고루 메달을 따서 돌아가기를 소망했다. "경기운영을 공정하게 하되,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대회를 기대한다. 주최국이 텃세 부리는 시대는 지났다. 메달 몇 개 더 따려하기보다는, 인간미와 감동이 넘치는 대회가 됐으면 한다." '경제적인 아시안게임'도 주창했다. "경제적, 효율적, 친환경적인 대회의 롤모델을 만들고 싶다. 인천처럼만 한다면 어떤 나라도 아시안게임을 치러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경제적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IT강국답게 스마트한 대회, 탄소중립의 친환경대회, 친절, 청결, 질서가 확립된 기분좋은 대회였다는 평가도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천아시안게임의 '위대한 유산'

'인천사람' 김 위원장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다시 찾고싶은 도시' 인천을 만드는 일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런던시가 '레거시(Legacy·유산)'에 집중했던 모습과도 일맥상통했다.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인천시민에게 영원히 남을 문화적 경제적 유산에 주목했다. 시민의식, 지역통합, 국제도시로의 성장에 주목했다. "인천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인천이 달라지고, 시민의식과 자긍심이 높아질 것이다. 인천이 글로벌화되고, 선진적인 국제도시로 탈바꿈한다면 그것이 곧 성공이다. 인천의 성장과 발전이 '성공'의 잣대다. 우리가 남겨야 할 '위대한 유산'은 결국 그것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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