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하키는 14일(현지시각) 러시아 카잔 하키필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러시아를 5대0으로 완파했다.
한국 여자하키팀의 이번 대회 출전은 우여곡절끝에 가능했다. 대한체육회가 예산 문제로 유니버시아드 구기 종목에 남녀부 중 하나만 출전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농구와 배구는 남자팀을, 축구는 여자팀을 내보냈다. 그러나 하키는 협회에서 비용을 지원해 남녀팀 모두를 이번 대회에 출전시켰다.
1991년 영국 셰필드 대회 이후 22년 만에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다시 등장한 하키인만큼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고 사기를 충전시켜주기 위함이었다. 협회는 이를 위해 1억원이 넘는 돈을 지원했다.
이에 부응하듯 한국은 김종은과 한혜령 박승아 조은지 등이 연속골을 넣으며 러시아를 완파했다. 김종은은 "경기가 끝난 순간 '꿈 꿔왔던 일이 현실이 됐구나'라는 생각에 기뻐서 함성이 절로 나왔다. 출전하지 못할 뻔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금메달을 따게 돼서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정우 감독은 "지난해 올림픽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걱정이 많았는데 종은이와 혜령이가 어린 후배들을 잘 이끌어줘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열린 월드리그에서 3위에 올라 내년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낸 여자 하키는 유니버시아드대회 금메달 획득으로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