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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용과 신윤선,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에서 3위 입상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3-01-13 17:20


13일 경북 청송군 얼음골에서 열린 '2013 청송 아이스 클라이밍 월드컵&세계선수권대회' 난이도 부문 결승에서 한국의 박희용이 정상으로 오르고 있다.

13일 경북 청송군 얼음골에서 열린 '2013 청송 아이스 클라이밍 월드컵&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난이도 부문 결승에서 한국의 신윤선이 아이스바일을 홀드에 걸며 신중하게 경기를 펼치고 있다.

한국의 남녀 간판 아이스 클라이머인 박희용(31)과 신윤선(33·이상 노스페이스)이 올 시즌 첫 월드컵에서 각각 3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13일 경북 청송군 얼음골에서 열린 '2013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선수는 남녀부 난이도 종목 결승전에서 각각 3위로 시상대에 올랐다. 지난해 이 부문 세계랭킹 3위인 박희용은 지난해 대회에 이어 두 해 연속 3위이고, 지난해 이 대회서 5위에 그쳤던 신윤선은 순위를 두 단계 끌어올렸다. 특히 신윤선은 9.241점을 획득, 4위인 마리아 톨로코니나(러시아)를 0.001점차로 아슬아슬하게 제쳤다.

남자부에선 박희용에 이어 이창현이 4위, 한정희가 6위에, 여자부에선 정운화가 8위에 각각 올랐다. 한국은 5명의 선수를 결선에 올리면서 종합점수에서도 232점을 획득, 아이스 클라이밍 최강국인 러시아(286점)에 이어 2위에 오르며 산악 강국의 위용을 뽐냈다. 남자부 우승은 러시아의 알렉세이 토밀로프에 돌아갔고, 여자부에선 안젤리카 라이너(이탈리아)가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차지했다. 난이도 경기는 마치 퍼즐을 풀듯 어렵게 구성된 홀드를 아이스바일로 찍으며 지정된 시간 내에 정상까지 오르는 것으로, 아이스 클라이밍의 꽃이라 할 수 있다.

홈 그라운드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경기에 나선 두 선수의 출발은 좋았다. 박희용은 완등 지점에 왼쪽 아이스바일을 꽂았지만, 시간을 단축하려 서두르다 오른쪽 아이스바일을 제대로 꽂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며 아쉽게 완등에 실패했다. 이어 나온 알렉세이와 시파빈 발렌틴(우크라이나)이 완등에 성공하면서 박희용은 3위로 밀려났다.

신윤선은 예선과 준결승 모두 1위를 기록했기에, 우승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컸다. 하지만 루트 중간에서 제대로 홀드 지점을 찾지 못하며 힘을 많이 빼는 바람에 완등 직전에서 아쉽게 물러나야 했다. 여자부에서도 안젤리카와 안나 갈랴모바(러시아) 등 두 선수가 완등을 이뤄냈다.

신윤선은 "홈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으며 너무 기분이 좋았고, 자신도 있었지만 중간에서 힘을 빼면서 완등을 해내지 못했다"며 "3번의 청송 대회에서 한번도 1위에 오르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올해 남은 4번의 월드컵에서 더 집중해 지난해보다 나은 랭킹을 거두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 열린 스피드 종목에선 남녀부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우승을 휩쓸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청송 아이스 클라이밍 월드컵은 유럽 이외에서 열리는 유일한 대회임에도, 성공적인 운영으로 호평을 받았다. 3000여명의 관중들이 현장을 찾아 23개국에서 온 세계 최정상급 아이스 클라이머 124명의 치열한 경합을 지켜봤다. 이 대회를 찾은 국제산악연맹(UIAA)의 프리츠 브리즈란트 회장은 "오스트리아, 스위스, 러시아 등에서 열리는 다른 월드컵과 비교해서도 가장 잘 조직된 대회"라며 "청송 월드컵의 성공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북미에서 월드컵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청송 월드컵의 성공은 올해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UIAA의 국제대회를 단독 후원하는 골드윈코리아의 전폭적인 지원 덕이기도 하다. 노스페이스를 국내에서 최고의 브랜드로 만들기도 한 골드윈코리아는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국내외의 유명 산악인과 클라이머를 지원하며 산악 스포츠의 발전에 기여했다. 골드윈코리아의 성기학 회장은 "아이스 클라이밍은 젊은이들의 용기와 인내를 필요로 하는 훌륭한 스포츠라 전폭적으로 지원하게 됐다"며 "내년에 열리는 소치동계올림픽에는 아이스 클라이밍이 문화 프로그램으로 소개된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는 정식 종목까지 채택될 수 있도록 후원하겠다"고 말했다.

한동수 청송군수는 "얼음골을 원형 경기장으로 조성해 관중들이 아이스 클라이밍을 더 편리하게 관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인근 폐교가 된 초등학교에 인공 암벽장을 만들어 사계절 내내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는 등 청송을 '클라이밍의 메카'로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송=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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