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중독될 만큼 재밌어" 아마추어 드라이버 솔직토크

김준석 기자

기사입력 2012-04-23 17:48



아마추어 레이서들의 축제 2012 한국DDGT챔피언십(주최 엠케이, 후원 한국타이어) 제2전이 이번 주말(29일) 전남 영암에서 펼쳐진다.

지난달 개막전에 이어 이번 2전에도 드라이버들의 치열한 경쟁이 기대된다.

이번 시즌은 전년보다 대회가 활성화 되었는데, 폭넓은 동호인들과 많은 갤러리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

다양한 동호인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가운데, 대회 상위클래스인 GT300(300마력 이상) 부문에 혜성처럼 등장한 팀이 있다. 개막전에서 GT300 클래스 2, 3위를 모두 차지한 달비 레이싱팀이다. 놀라운 것은 송혁진(36, 사진 오른쪽), 조영승(35,사진 왼쪽)) 선수 모두 경력이 1년도 채 안 되는 신인 레이서라는 점이다.

제네시스 쿠페를 모는 송혁진 선수는 2011 한국DDGT챔피언십 5전부터 경기를 뛰기 시작했는데, 당시 ST300 클래스에서 4위를 거두며 순조로운 드라이버 생활을 시작했다.

조영승 선수도 제네시스 쿠페의 드라이버로 지난해 시즌 6전을 시작으로 데뷔했다. 조 선수는 6전 ST300 클래스 3위로 입상하며 드라이버로서의 자질을 뽐냈다.

올시즌 개막전 GT300 클래스 2위를 차지한 송혁진 선수는 "다음 경기에는 꼭 1등을 하고 싶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또한 "아마추어 경기가 활성화 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일반인들이 경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한국 모터스포츠 발전에 대한 기대를 표현했다.

개막전 GT300 클래스 3위에 올랐던 조영승 선수는 같은 대회 TT500 클래스 2위에 입상하며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조 선수는 "하루에 두 대의 차로 두 경기를 치렀더니 약간은 적응이 덜 돼서 실력을 100% 내지 못했다. GT클래스의 F200 타이어와 TT 클래스의 RS-3 타이어의 성격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날 세팅을 바꾼 제네시스 쿠페로 3등을 한 것은 만족하고 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GT300 클래스는 300마력 이상 500마력 미만의 자동차와 대회를 공식 후원하는 한국타이어의 F200을 사용한다. F200의 경우 트랙에 최적화된 슬릭 타이어로, 세계적 레이싱 경기인 슈퍼GT에서 한국KTR팀이 준우승을 할 때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TT500 클래스는 500마력 이상의 차들이 경기를 펼치며 총 2차시기 중 베스트랩 타임순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타임 트라이얼 방식이다. TT500 클래스에서 사용하는 타이어 RS-3는 핸들링 반응속도나 그립 성능, 제동력 등에서 최고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튜닝 전문지 REV SPEED가 실시한 테스트에서 최고의 타이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두 선수가 속해있는 달비 레이싱팀은 달려라 BMW의 약자로 BMW M클럽에서 파생된 팀이다. BMW M 클럽은 BMW본사에서 국내 최초로 인정한 BMW 정식 클럽이다. 달비 레이싱팀은 2004년 처음 창단되었는데, 별다른 활동 없이 2011년까지 이름만 유지되었다가 이 후 두 선수가 지인을 통해 팀을 이어받아 현재의 달비 레이싱팀으로 만든 것이다.

두 선수는 레이싱에 대한 열정과 계속해서 드라이버 생활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보였다.

송 선수는 "나이를 떠나 내 몸의 신경이 살아 있는 한 계속 레이싱을 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송혁진, 조영승 선수 인터뷰 전문.

Q. 지난 DDGT 개막전 경기결과는 만족하는지? 경기 전반에 대한 소감은?

송혁진: 사실 결과에 만족하지는 않는다. 드라이버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1위를 놓쳐서 아쉽다. 그렇지만 이번 DDGT는 아마추어 레이싱 경기가 활성화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일반인들의 참여기회가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앞으로 DDGT가 국내에서 입지를 굳혀서 더 많은 일반인들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조영승: 성적에 만족한다. 작년 DDGT 6전에서도 ST300클래스에서 3위를 했었는데, 사실 이번 경기 때는 상황이 달랐다. 경기 전날 차의 전체적인 세팅을 바꿨다. 완전히 새로운 세팅의 차를 타는 것이라 적응이 안됐는데, 그런데도 3위로 입상한 것은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Q. 이제 곧 2전을 앞두고 있는데 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

송혁진: 꾸준히 연습하고 있고, 지난 일요일에도 전남에 내려가 영암 서킷에서 연습을 하고 올라왔다. 기회가 되는대로 연습하려고 노력한다.

조영승: 현재는 제네시스 쿠페가 아니라 다른 차로 연습 중이다. 지난 1전 때 TT500 클래스에도 참가했는데, 하루에 두 대의 차로 두 개의 클래스에 참가하니까 정신이 없었다. 세팅도 잘 맞지 않고 적응하기도 어려웠는데, 차에 몸을 적응시키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Q. 처음 드라이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송혁진: 영암 서킷이 처음 생겼을 때, F1 경기장이 생겼다는 얘기를 듣고 흥미를 느꼈다. 그래서 체험 삼아 경기장에서 차를 몰아봤는데 그 경험이 너무 즐거워서 드라이버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라이센스도 바로 따게 되었다.

조영승: 작년 영암 경기장이 활성화 된 이후 송혁진 선수와 함께 개인차로 레이싱을 하러 다녔는데, 개인차는 사고가 나면 부담이 되기 때문에 경기차로 하자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것을 계기로 작년에 라이센스를 따서 본격적으로 드라이버로 참가하기 시작했다.

Q. 레이싱을 하는 것에 대한 가족이나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송혁진: 사실 가족은 아직 모른다. 안전장비를 갖춰서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지만, 가족입장에서는 위험하다고 말릴 것 같아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친구들은 대부분 부러워한다. 본인들도 레이싱 경기에 참가해보고 싶지만 여러 가지 여건 상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영승: 가족들은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 레이싱을 하는 것에 대해 돈이 많이 드는 것을 제외하면 만족해한다. 레이싱이 크게 위험하지도 않고 건전한데다 덕분에 술도 잘 마시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Q. DDGT와 카레이싱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송혁진: 가장 큰 매력은 서로가 엄청난 스피드로 경쟁을 한다는 것이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경쟁을 통해 느끼는 긴장감과 짜릿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음과 수많은 갤러리들의 시선도 큰 매력이다.

조영승: 사실 아마추어 경기는 선택 폭이 넓지 않다. DDGT가 가장 큰 아마추어 레이싱 경기인데, 경기에 참가하기 전에는 레이싱이 먼나라 이야기 같았다. 그런데 선수 생활을 하면서, 서킷에 오를 때 느껴지는 그 짜릿함이 너무 좋아 중독되어 버렸다. 내겐 차를 모는 것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

Q. 지금까지의 레이싱 성적은 어떤가?

송혁진: 경기에 본격적으로 참가한 것은 작년 DDGT 5전 때부터이다. 그 당시 4등을 기록했고 6전에서는 7등을 했다. 이번 개막전에서 2등을 한 기록이 최고 기록이다. 이제 1등을 하는 일만 남았다.

조영승: 작년 DDGT 6전이 첫 출전이었는데, 당시 ST300 클래스에서 3등을 했다. 이번 개막전 때는 GT300 클래스에서 3등을 하고 TT500 클래스에서 2등을 한 것이 최고 기록이다.

Q. 레이싱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송혁진: 아직까지 큰 사고 없이 경기들을 잘 치렀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나의 첫 경기이다. 작년 5전 때 리즈 밀렌 선수의 드리프트 쇼가 있어서 갤러리들이 굉장히 많았다. 경기가 끝나고 피트에 들어서는데 많은 갤러리들로부터 엄청난 박수갈채를 받던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조영승: 아직 드라이버 활동을 한 경력이 길지 않아 크게 기억에 남는 일은 없는데, 결승전에서 경기 전 느끼던 설렘과 관중들의 환호가 기억에 가장 크게 남는다.

Q. 실제 경기를 하면서, 드라이버가 되기 전에 생각했던 것과 다른 부분은?

송혁진: 피부로 와닿는 것은 경제적 부담이다. 레이스에 참가하면서 생갭다 지출이 크다. 영암이 멀다보니 교통비도 만만치 않은데, 서킷이 가까우면 비용적인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 이다. 그래서 인천이나 수도권 근처에 많은 서킷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직접 참가하기 전에는 경기가 체계적일 거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아직까지는 진행 같은 부분이 미흡한 것 같다. 하루빨리 확고히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

조영승: 드라이버가 되기 전에 와인딩을 즐겼는데 당시 차에 대해 잘 안다고 자만했었다. 그런데 드라이버가 되고 차를 더 잘 알게 되니 차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원리를 알게 되니 평소 차를 몰 때는 최대한 조심히 몬다. 서킷 위가 오히려 더 안전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차를 사고 파는 일이 많았는데, 이 전에는 차를 한계까지 타보지 못하고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거의 한계까지 몰아보는 것 같다.

Q. 앞으로의 목표는 ?

송혁진: 단기적 목표는 시즌 챔피언이다. 그리고 내년 쯤 경주차를 바꿀 생각인데, 포르쉐나 BMW에서 나오는 레이싱카를 구매해서 경주에 나갈 계획이다. 가까운 미래에 국내에서 일본 수퍼GT가 열린다고 들었는데 그런 세계적인 레이싱 경기에서 우리나라 대표로 경기 해 보고 싶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모터스포츠를 즐기는데 있어 롤모델이 되었으면 한다.

조영승: 당연히 시즌 챔피언이다. 우리 팀은 스폰을 받지 않는데, 즐기기 위해 레이싱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서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즐겁게 경기를 하면서 아마추어 그룹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

Q. 드라이버 생활은 언제까지 할 계획인가?

송혁진: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내 몸에 신경이 살아있는 한 계속 하고 싶다.

조영승: 전혀 모르겠다.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우선 당장 내년에 경주차를 바꿀 계획도 세워두었다. 아마 운전을 할 수 있는 한 레이싱을 계속 할 것이다.

/지피코리아 정은지 대학생 명예기자(경기대) joungeunji@nate.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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