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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 대장의 영결식, 슬픔과 통곡의 바다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1-11-03 14:06 | 최종수정 2011-11-03 14:07


◇3일 서울대병원 영결식장에서 열린 박영석 대장과 신동민, 강기석 대원의 영결식장에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헌화를 하며 오열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산이 좋아 산이 된 사나이들이여,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에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러 떠났다가 결국 돌아오지 못한 산악인 박영석 대장과 신동민, 강기석 대원의 합동 영결식이 3일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 영결식장에서 거행됐다.

이 자리에는 대한산악연맹과 한국산악회, 대학산악연맹 등 산악단체 회원들과 산악인들, 가족과 지인 등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산악인장으로 치러졌다.

오전 10시 진혼곡을 시작으로 전체 묵념과 이들 3명 산악인의 약력보고, 추모영상 상영이 이뤄졌다. 박 대장은 생전 녹화된 영상에서 "산을 가야 산악인이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야 하는 것이 탐험가의 숙명이다. 죽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평소의 소신을 밝였다. 특히 이들의 모습이 담긴 추모영상이 비춰질 때 고 박영석 대장의 부인을 비롯한 가족들이 오열, 조문객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어 이들의 흔적을 찾기 위해 현지 사고대책반을 이끌었던 대한산악연맹 이인정 회장을 비롯해 박 대장의 소속사인 영원무역 대표이자 박영석탐험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성기학 회장, 한국산악회 전병구 회장의 애도사가 있었다. 이 회장은 "한국 산악계의 큰 별이 졌다. 박영석 대장의 끊임없는 도전 정신을 잊지 않겠다"며 "이들의 흔적을 찾기 위해 내년, 내후년에도 탐사대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박 대장은 우리 사회에 정직과 성실의 등불이 됐다"며 "박 대장과 대원들은 갔지만 그들의 정신과 영혼은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옥 동국대 총장은 추도사를, 그리고 박 대장의 산악 동기인 대한산악연맹 배경미 국제교류 이사는 이들에게 바치는 헌시를 낭독했다. 영결식 내내 흐느낌과 통곡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 대장의 매형 이계천씨, 신동민 대원의 친형 동조씨, 강기석 대원의 동생 민석씨는 유가족을 대표해 조문객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유가족과 친지, 이들과 함께 원정을 떠났던 이한구, 김동영 대원, 장례위원회 참여단체 회원, 일반인들의 헌화로 영결식은 끝났다. 이한구 김동영 대원은 자신들만 살아돌아왔다는 죄책감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고,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이들에게 헌화를 하다 북받치는 감정을 못이겨 사진 앞에 무릎을 꿇고 오열했다.

영결식에 이어 박 대장의 모교이자 석좌교수로 재직중인 동국대에선 제자들과 동창 등이 참석한 가운데 노제가 열렸다. 지난달 18일 히말라야 남벽 가운데 최고의 난이도를 가진 안나푸르나 남벽에 도전하다 눈사태와 낙석에 휩쓸려 실종된 박 대장과 원정대원들은 열흘에 가까운 국내 산악인들과 현지 셀파들의 헌신적인 수색 작업에도 불구, 흔적조차 찾지 못하며 큰 아쉬움을 던졌다. 대한산악연맹에선 눈이 적어지는 내년 5월부터 수색을 재개할 예정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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