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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뛰기야말로 육상 종목 중 가장 아름다운 동작이 펼쳐지는 종목으로 꼽힌다. 여성들의 부러움을 살 얇고 긴 다리와 팔, 그리고 매끈한 복근을 가진 선수들이 우아한 동작으로 아슬아슬하게 바를 넘을 때는 조마조마한 긴장감까지 더해진다. 곱상한 외모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 1일 대구스타디움에 강렬한 햇볕 내리쬐는 가운데 시선이 한 곳으로 집중됐다. 시원하게 긴 다리와 유연한 몸놀림 등이 이들의 시선을 이끌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와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 외에 육상을 잘 모르는 팬들에게도 여자 높이뛰기 A와 B조의 예선 경기는 화제였다. 미녀 스타들의 각축장이었다. 볼거리가 많았다. 더욱 눈길을 끄는 건 미녀 스타들이 세계 최고의 기량까지 갖췄다는 것. 세계선수권 3연패에 도전하는 블랑카 블라시치(크로아티아), 올시즌 최고기록(2m07) 보유자 안나 치체로바(아르메니아), '얼음 공주' 스베틀라나 시콜리나(러시아) 등 높이뛰기 대표 미녀들이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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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뛰기는 유난히 준비 동작이 많다. 다시 말하면 장신 미녀 스타들의 화려한 몸놀림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많다. 기본적인 스트레칭부터 높이 뛰기에 필요한 점프 연습, 허리 돌리기 등 그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평균 신장 1m80 이상의 롱다리녀들이 긴 다리를 이용해 몸풀기를 하자 남성팬들의 시선을 모두 끌어 당겼다. 1m87-66kg 시콜리나의 화끈한 팬서비스는 몸풀기의 하이라이트. 다른 선수들이 필드 위에서 몸을 푸는 반면 시콜리나는 트랙 바깥까지 나와 관중석 바로 앞에 위치했다. 오른 다리를 펜스에 턱하니 걸쳐 놓고 스트레칭을 했다. 이어 티셔츠를 벗더니 온 몸을 비틀며 명품 복근을 드러내 관중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1m92의 루스 베이티아(스페인)는 기계체조 선수를 연상시켰다. 유난히 긴 다리를 쭉쭉 뻗어 올리며 몸을 푸는가 하면 한 다리를 하늘을 향해 올리고 한 다리로 버텼다. 어려운 동작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표정에는 여유가 넘쳐 흘렀다. 미녀들 사이에서 터프한 몸풀기도 유독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브리케타 바레트는 흑인 특유의 탄력을 이용했다. 진지한 표정으로 얼굴을 좌우로 세게 흔들더니 두 다리로 오(O)자를 만들며 위로 통통 튀어올랐다. 이어 두 다리를 쭉쭉 찢으며 스트레칭을 마무리했다. 반면 '여제' 블라시치는 조용했다.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인해 격렬한 몸풀기 대신 실전 경기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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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성인 남성들의 신장은 우습게 뛰어넘는 이들의 기럭지. 뒷굽과 침이 있는 스파이크의 특성상 키는 더 커보인다. 긴 다리의 위력은 실전 경기에서 배가 됐다. 통통 튀는데 유리했다. 높이뛰기에 필요한 점프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달리기와는 달리는 방법이 다른다. 원형으로 길게 돌면서 몬도 트랙위를 통통 튀며 뛰어가며 도약하는 이들의 발에 마치 어린이들의 점핑 놀이기구 '스카이 콩콩'이 달려있는 듯 하다. 하지만 높이뛰기의 꽃은 배면 도약(배를 위로 향한채 바를 넘는 도약 방법)의 순간 보여지는 이들의 유연성이다. 머리와 어깨가 바를 먼저 넘어간후 허리와 엉덩이를 바 위로 들어올려야 하는데 이 동작은 상상 이상으로 역동적이다. 허리와 엉덩이를 한번 튕겨주는 동시에 긴 두 다리가 하늘을 향해 쭉 뻗으며 바를 유연하게 넘는다. 군살 하나 없는 선수들의 복근과 긴 다리가 유독 눈에 띄는 순간이다. 패션도 통통 튄다. 발목에 '愛(사랑애)'자 문신을 새겨넣은 시콜리나는 매니큐어와 반지, 목걸이 등을 좋아한다. '얼음공주'라는 별명답게 표정의 변화는 없지만 액세서리만큼은 누구보다 화려하다. 미국의 바레트는 빨간 리본 머리띠를 착용하고 나왔다. 긴 머리가 혹시나 바를 건드리는 불상사를 막기 위함이다. 더위를 피하는 방법도 각양각색. 한 선수는 빨간 우산을 들고 나와 마치 패션 화보를 찍듯 포즈를 취해 눈길을 끌었다. 블라시치는 꽃무늬 담요를 가지고 나와 머리를 덮으며 더위를 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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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