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전 경험을 위한 단순 모의고사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속셈은 다른 데 있었다.
하지만 공식 훈련일인 17일(이하 한국시각) 박태환은 마이클 볼 코치와 함께 1번 레인에서 50m 랩타임을 재가면서 무언가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었다. 스타트나 평범한 영법이 아니었다. 코치의 사인이 떨어지면 물속으로 들어가 벽을 차고 나가는 동작이었다. 바로 박태환의 취약점이었던 돌핀이었다.
돌핀킥은 턴을 한 뒤 물 속에서 벽을 차고 나가며 몸동작으로만 전진하는 잠영을 말한다. 지금까지 박태환이 세계 최고의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날 훈련에서는 물속에서 최소 5회, 많게는 7회까지 찬 뒤 물밖으로 나왔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펠프스가 8회나 찬 것에 비하면 모자라지만 그래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3회 정도에 비하면 거의 배로 늘어난 셈이다.
이는 결국 기록 단축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해 박태환과 볼 코치 모두 인정한다. 박태환은 "그냥 보기에는 좋아진 것 같지 않지만 지금까지 훈련하면서 항상 돌핀을 염두에 둬왔고, 볼 코치의 훈련도 돌핀에 집중됐기 때문에 확실하게 좋아졌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그동안 훈련 때와 마찬가지로 5~6회 정도의 돌핀만 나와도 기록이 상당히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 코치도 "이번 대회의 1차 목표가 실전 감각을 되살리는 것이지만 아시안게임 때보다 좋아진 돌핀으로 분명히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태환은 새로운 돌핀을 일단 자신의 주종목인 400m(18일), 200m(19일)에 적용하고, 나머지 종목은 실전 감각을 되살리는데 주력할 작정이다.
산타 클라라(미국)=이사부 기자 golf@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