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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젠 꿈을 접으려할 때 새로운 희망이 다가왔다. 방출된지 1년이 지났지만, 어깨가 아직 살아있었다.
그런데 뜻밖의 대활약을 펼쳤다. 최고 146㎞의 직구를 앞세워 부산을 결승까지 끌고 올라갔다. 투수가 부족한 팀 사정상 예선전 때는 120구를 던지며 완투하기도 했다.
연락이 닿은 김건국은 "아직 (현역 복귀)꿈을 접지 않았다. 올해까지는 해볼 예정"이라며 희망을 되새겼다. 시도대항 대회에 대해서는 "힘 닿는데까지 던졌는데 체력이 안됐다. 현역 시절처럼 꾸준히 운동한 몸이 아니니까…제대로 몸 만든건 두 달도 안됐는데, 구속은 잘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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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국은 이번 대회 고참급 선수였다. 그보다 나이 많은 선수는 김진우 조정훈 민경수 신윤호 정도였다.
대회 MVP는 KT 위즈 창단멤버 출신인 대구의 윤영윤. 이밖에 부산의 박성민, 대구의 민태호 이재욱, 인천의 정영일 남태혁 이현호 등이 각 팀을 이끈 주요 선수들이다. KBSA는 이밖에도 정재원 안승민 신용운 윤지웅 최준석 최금강 등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은 준결승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인천을 꺾었다. 현장에선 김건국을 향해 '선수 시절보다 공이 더 좋다', '빨리 테스트 보러가라 왜 여기서 우리 앞길을 막냐'라는 투덜거림이 나왔을 정도라고. 김건국은 "남태혁한테 홈런을 맞았는데, 순전히 알루미늄 배트를 써서 그렇다. 나무배트였으면 절대 안 넘어갔다. 그거 쳤다고 맨날 날 놀린다"면서도 "그래도 이긴 건 우리다. 정영일이 우리 경기에 안 나와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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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가 끝나고 프로에 한번 더 도전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2007년 첫 방출 직후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뛰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야구의 꿈이다. 독립구단을 거쳐 프로 무대로 돌아왔고, 롯데 시절인 2018년 1군 데뷔 4119일만의 승리로 KBO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멀티 이닝 연투를 한 뒤 결연하게 "팔이 부러져도 던지겠다"고 말하던 그다.
김건국은 '거절당할 용기'라고 표현했다. 지도자 자격증을 따는 등 제 2의 인생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입단 테스트를 보러다닐 예정이다.
"결승전은 비록 졌지만, 정말 뿌듯하고 고마운 경기였다. 어떤 결과든 받아들일 준비는 돼있다. 마지막으로 도전해보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