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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닥터의 관절척추 톡] 무릎에 금속 있어도 로봇으로 인공관절수술 가능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09-20 16:05 | 최종수정 2022-09-22 08:46


평소 올바른 자세와 적절한 운동으로 무릎 연골에 쏠리는 부담을 최소화하면 연골이 닳는 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는 있다.

그럼에도 워낙 평균수명이 늘어나다 보니 죽을 때까지 자기 연골로 건강하게 사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다행히 연골이 다 닳아 뼈끼리 부딪쳐 통증이 심하면 인공관절 수술로 일상을 찾을 수 있지만 수술이 언제나 가능한 것은 아니어서 애를 태우는 경우도 있다.

81세의 윤순자(가명) 할머니도 그런 경우였다. 할머니는 연세도 많지만 고혈압, 당뇨, 심한 부정맥 등의 만성질환을 안고 있는 분이었다. 이 자체로도 인공관절 수술이 조심스러운데, 할머니에겐 결정적인 또 다른 요인이 있었다.

할머니가 60대 후반이었을 때 발을 헛디뎌 넘어졌는데 그만 왼쪽 허벅지뼈 중간부분이 골절(대퇴부 간부 골절)된 적이 있었다.

당시 허벅지뼈(대퇴골) 골수강 내에 금속정을 삽입하는 수술을 했다. 이후 5년 후부터는 왼쪽 무릎이 무릎관절염으로 인해 통증이 점점 심해졌고, 필자를 찾아왔을 때는 무릎관절염이 말기에 이르러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피해 보였다.

이런 경우 인공관절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허벅지뼈에 삽입된 금속을 제거해야만 수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윤 할머니의 경우는 금속정을 삽입한지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금속이 잘 뽑히지도 않을뿐더러 심한 부정맥과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안고 있어서 금속정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시간이 길어지고, 출혈이 많아지면 수술에 따른 합병증과 부작용 등의 위험이 컸다.

사실 할머니의 무릎은 양쪽 다 퇴행성관절염 말기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해 양쪽 모두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금속이 없는 오른쪽 무릎은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만성질환과 고령으로 조심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윤 할머니와 같은 경우 인공관절 수술을 시도할 엄두를 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다행히도 최근 도입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라면 해볼 만했다.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손상된 연골과 뼈를 절삭하고, 그 자리에 환자에게 가장 맞는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로, 손상부위를 얼마나 정교하게 깎아내고, 인공관절을 얼마나 정확하게 삽입하느냐에 따라 수술결과가 좌우된다.

로봇수술은 수술 전 계획과 수술 중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과를 미리 예측한다. 수술 전에는 3D CT영상으로 구현된 환자의 무릎상태를 분석해 환자에게 맞는 인공관절의 크기, 절삭 범위, 삽입 위치 등을 미리 계산해 수술계획을 세운다.

본격적인 수술에 들어가면 집도의는 실제 환자의 무릎을 직접 굽히고 펴보면서 무릎 관절간의 간격, 다리의 축, 인대의 균형을 맞춘다. 이때 기존에는 눈으로 보면서 감으로 했다면, 로봇이 계산해낸 수치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됐다. 관절 간격과 다리 축이 바르면 휘어진 다리가 일자로 교정되는 것은 물론, 무릎을 굽히고 펴는 관절의 운동 기능을 향상시켜 정상보행을 가능하게 한다. 또 계획된 절삭범위 내에서는 정확하게 절삭하고,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해 출혈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기존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때 다리의 정렬과 축을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 허벅지뼈의 골수강 내에 긴 구멍을 뚫어 절삭가이드를 고정해야 했다. 그래서 할머니처럼 허벅지뼈에 금속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이 어려운데, 로봇 수술에서는 큰 구멍을 뚫지 않아도 돼 수술을 시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소한의 절삭과 정교한 수술로 출혈을 줄이면 수술에 따른 합병증이나 부작용도 줄어든다. 인공관절수술에 로봇기술이 접목되면서 그 동안 인공관절 수술을 부담스러워했던 만성질환을 안고 있는 고령의 환자들도 보다 안전하게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윤 할머니는 자세한 상담 후에 양쪽 무릎 모두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했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이처럼 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들을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언제나 가슴 벅찬 일이다.
도움말=목동힘찬병원 백지훈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목동힘찬병원 백지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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