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천년을 이어온 인연을 그려냈던 '불가살'이 업보를 끝내고 새 인연을 알리며 결말을 맞았다.
천 년 전 단활과 민상운(권나라 분)은 서로에게 서로뿐인 최초의 불가살 한 쌍이었고, 민상운이 정을 준 인간들로 인해 위험에 처하자 분노한 단활이 모두를 죽이면서 불가살의 저주가 시작됐다. 그러나 윤회를 거치면서 선연과 악연이 뒤엉켰고 특히 단활은 자신 때문에 죽은 이들과 소중한 가족의 연으로 맺어지게 되면서 불타는 복수심의 슬픈 비극을 깨달았다. 이에 더 이상 업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옥을태(이준 분)의 심장에 이어 자신의 심장에도 칼을 찔러 넣어 두 불가살은 동시에 죽음을 맞이했다.
단활은 전생의 기억을 되찾았지만 이번엔 복수가 아닌 제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한 터. 마지막을 직감한 민상운은 "다음번은 내가 당신을 꼭 찾을게요"라며 사라지는 그를 눈물로 껴안았다. 옥을태와의 싸움에서 상처를 입은 민상운 또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고 살아남은 민시호(공승연 분)와 남도윤(김우석 분)은 행복한 가족을 이뤄 마음을 찡하게 했다. 그리고 기적처럼 50년 후 다시 환생한 민상운과 단활이 소중한 이들과의 추억이 깃든 집에서 재회, 서로를 기억하지 못했지만 이들을 옭아맨 운명은 새로운 인연의 시작을 알렸다.
또 '불가살'은 그동안 그려지지 않았던 한국의 귀물들을 그려내며 한국판 판타지의 새 장을 열었다. 불가살을 비롯해 조마구(식탐이 강해 사람 시체까지 먹는 귀물), 두억시니(머리를 억눌러 환상을 보게하는 귀물), 그슨새(비오는 날 올가미로 인간을 습격하는 귀물), 터럭손(털이 많이 난 손을 가진 물귀신), 갑산괴(갑산지역에서 불을 질러 사람을 죽이는 귀물), 영노(양반 백 명을 잡아먹은 귀물) 등 우리나라 요괴를 특징적으로 구현해낸 것. 신선한 재미와 등골 오싹한 공포를 유발하는 '한국형 크리처물'의 등장이었다.
더불어 여러 시간대를 오간 만큼 전생, 현생에서 각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의 열연 역시 빛났다. 이진욱(단활 역), 권나라(김화연/민상운 역), 이준(옥을태 역), 공승연(단솔/민시호 역), 정진영(단극/권호열 역), 박명신(무녀/혜석 역), 김우석(아찬/남도윤 역)은 때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리게 때로는 극도의 긴장감을 선사하며 극을 이끌었다. 초반부를 이끈 아역 배우들과 연극판에서 내공을 쌓은 새로운 얼굴의 배우들의 신 스틸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