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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뼈닥터의 솔직한 관절톡] 어깨수술 후 재활치료 혼자 하면 안 되나요?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1-03-18 08:52


 ◇수술 후 어깨 재활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모습.



"집이 멀고 비용도 부담스러운데, 집에서 혼자 재활치료 하면 안 될까요?"

2주전 어깨힘줄 파열 진단을 받고 관절내시경으로 어깨 힘줄을 봉합한 환자가 조심스레 물었다. 어깨힘줄이 찢어져 수술하면 대부분 재활치료를 해야 한다. 재활치료는 통원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일주일에 몇 번씩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집이 멀면 아무래도 부담이 되기 마련이다.

환자는 병원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 사는 분이었다. 병원까지 오려면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몇 시간을 와야 한다. 그래서 혼자 재활치료를 하고 싶어 한 것이다. 환자의 상황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흔쾌히 그래도 된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모든 어깨 수술 환자의 재활 치료법이 같은 것은 아니다. 어깨 수술 후 재활치료는 크게 두 환자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환자그룹은 관절운동범위의 제한이 없고, 매일 꾸준히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다.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으로 관절막 일부를 절개해 관절낭을 늘려주는 관절낭 유리술을 받거나 석회성 힘줄염으로 석회 제거술을 받은 경우,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어깨 견봉뼈를 다듬고 회전근개와 견봉 사이를 넓혀주는 견봉하 감압술을 받은 환자가 이에 해당한다.

이 환자들은 혼자서 어느 정도 재활치료를 할 수 있다. 물론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할 때보다 아무래도 속도가 좀 느리고 효과가 떨어질 수는 있지만 관절이 굳어 운동범위가 제한된 것이 아니어서 꾸준히 스트레칭을 해주면 혼자서도 재활이 가능하다. 단, 퇴원 전에 재활 치료 방법에 대한 교육을 충분히 받고 올바른 방법으로 운동해야 한다.

두 번째 환자그룹은 관절이 굳어 운동범위가 제한되고 근육 사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고, 보조기를 착용하면서 재활 중 재손상 여부를 관찰해야 하는 환자들이다. 어깨힘줄이 파열돼 어깨힘줄을 봉합하는 수술을 하거나 재발성 관절탈구로 관절낭을 봉합한 경우, 견관절 골절로 금속판과 나사못으로 고정술을 시행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환자들은 혼자서 재활치료하기가 어렵다. 어깨힘줄을 봉합한 환자도 이 경우에 해당된다. 수술 후 약 6주가 지나야 봉합한 인대나 힘줄이 완전히 붙어 안정권에 들어선다. 따라서 그 전에는 수술을 해도 다시 파열될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고, 재파열이 발생하면 재수술로 이어지기도 하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어깨힘줄이나 관절낭을 봉합한 경우, 골절로 고정술을 시행한 경우에는 가능한 한 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 수술 후 3~4주부터는 보조기를 착용한 채 재활 치료를 시작한다. 관절이 굳은 경우라 의사 처방에 따라 움직이는 각도를 제한하면서 본인의 근육은 사용하지 않고 수동적인 방법으로 재활치료를 한다. 재파열의 위험이 존재하므로 반드시 재활치료는 경험이 많고 근육과 힘줄의 관계를 잘 아는 의사와 물리치료사의 도움 아래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적어도 보조기를 풀고 환자 스스로 팔을 움직여도 괜찮을 때까지는 같히 조심해야 한다.


이처럼 혼자 재활운동이 가능한지 여부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어깨힘줄 파열로 봉합 수술을 받은 환자는 혼자 재활치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환자에게 왜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찬찬히 설명해드렸다.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환자가 원하는 대로 혼자 재활치료를 하면 당장은 편할 지 모르겠지만 자칫 잘못하다간 다시 파열돼 재수술을 해야 하거나 후유증이 심하게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환자는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기로 결정했고, 한 번도 빠짐없이 재활치료를 받으러 내원했다. 어찌나 성실하게 치료를 받았는지 수술한 지 두 달이 채 안 돼 아무런 후유증 없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도움말=목동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최경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목동힘찬병원 어깨클리닉 최경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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