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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 '간의 날'…자가면역 간질환, 4년새 1.6배 늘어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10-18 16:43


오는 10월 20일은 '간의 날'로, 지난 2000년 대한간학회가 간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인 간은 그 크기만큼 체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체 에너지 관리와 해독작용, 호르몬의 분해와 대사, 단백질과 지질의 합성, 면역 조절 등 신체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생화학적 대사 기능의 대부분을 담당한다. 하지만 간은 70%가 손상될 때까지도 별다른 증상이 없어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때문에 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 간질환이 발병해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간 건강을 지키려면 평소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간질환의 원인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간염 바이러스이며, 그 외에 알코올, 약물, 대사성 질환 등이 있다. 하지만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자가면역 간질환(ALD)'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자가면역 간질환은 과거에는 서양인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국내 발병률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자가면역 간질환 환자 수는 지난 2015년 7532명에서 2019년 1만1977명으로 4년 동안 1.6배 증가했다.

스스로 염증 만드는 자가면역 간질환…병변 부위 따라 종류도 다양

자가면역 간질환이란 면역체계 이상이 생겨 본인의 간세포 또한 유해한 것으로 판단해 스스로 염증을 만드는 병증으로 전체 간질환에서 약 5%를 차지하는 드문 만성 간질환이다. 자가면역 반응으로 약해진 간조직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쉽게 감염될 수 있어 급성 간염으로 발전하거나 증상을 자각하지 못해 만성화 되는 위험이 있다.

자가면역 간질환은 병변 부위에 따라 여러가지 질환으로 구분된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간세포가 손상되는 자가면역간염(AIH)과 담도 및 담관세포가 손상되는 원발담관간경화증(PBC), 원발경화담관염(PSC), 자가면역담관염 등이 있다. 2가지 이상의 질환이 합병하는 중복증후군(Overlap Syndrome)이 발생하기도 한다.

자가면역간염은 제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15년 내에 환자의 약 절반 가량이 간경변증으로 발전되며, 중증질환으로 진행될 경우 6개월 내 사망률이 40%까지 이를 수 있다. 남녀 발병비율은 1:3으로 전 연령층에서 발생하고, 15~34%는 자가면역갑상선질환, 관절염, 셀리악병, 궤양성대장염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에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원발담관간경화증은 원인불명의 만성 담즙정체질환으로 중년 여성에서 호발한다.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며 치료하지 않을 경우 5년 내에 15%는 간경변증으로 발전된다. 또한 원발경화담관염은 청장년층의 남성에서 호발하는 질환이다. 환자의 80%는 염증성 장질환을 동반하는데 대부분이 궤양성 대장염이다. 담관암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한편 자가면역담관염은 주로 60대 중반 남성의 발병률이 높고, 췌장이나 신장 등 간 외 장기 침범이 흔히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가면역 간질환 항체검사, 간단한 채혈로 신속·정확한 진단 가능해

자가면역 간질환은 각 질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가령 자가면역간염은 스테로이드에 의해 뚜렷한 호전을 볼 수 있는 반면, 원발담관간경화증처럼 스테로이드의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질환도 있다.

전문가들은 자가면역 간질환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자가면역 간질환 항체검사를 추천한다. 이 검사는 수검자의 혈청 또는 혈장에서 자가면역 간질환 진단에 필요한 자가항체(자기의 체성분과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항체) 8종을 정밀면역검사방법으로 검출하는 패널 검사로, 분리 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일 항목 검사보다 효율적이다. 또한 혈액을 채취해 체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수검자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해 안전성과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 받은 바 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서 자가항체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간혹 바이러스성 간염 환자도 자가항체 양성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임상 증상과 혈청검사 및 간 조직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하여 진단할 필요가 있다.

권애린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자가면역 간질환은 별다른 증상이 없고 건강검진에서 발견하기 어려워 중증질환으로 진행된 후에야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 자신의 간 건강에 관심을 갖고 간질환이 의심될 경우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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