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쫄이 유니폼 여성 모독'
기사입력 2000년 04월 19일 12시 00분
성차별이냐, 기능성이냐.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개막을 두달 앞두고 팬들이 `쫄쫄이 유니폼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임영진(24) 이재연(24) 허윤희(21)씨가 그 주인공.
97년 여자농구 인터넷 홈페이지(www.wkbl.co.kr)를 개설한 이들은 국가대표들과 팬들의 의견을 수렴, 지난 12일부터 서명 운동을 펼치고 있다. 19일 현재 400명에 육박하고 있다.
각 구단 공식 팬클럽과 나우누리의 `여사모(여자농구를 사랑하는 모임)', 천리안의 `윌' 회원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수영복과 비슷한 지금의 유니폼이 여성을 모독하고 팬들의 수준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스판 소재여서 땀이 나도 닦을 수 없고 쉽게 얼룩져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조승연 전무는 "프로는 뭔가 달라야 한다. 새 유니폼은 상대 선수가 옷을 잡아당기는 파울을 막을 수 있다. 남성팬들이 야릇하게 본다는 추측 자체가 말도 안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선수 90% 이상이 "입기 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영주(삼성생명)는 "후배들이 웨이트트레이닝과 식사량을 조절해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조끼와 반바지로 돌아가되 일본처럼 고급 소재와 현란한 디자인의 유니폼을 만들면 좋겠다"는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홈페이지 부시삽인 임영진씨는 한달간 인터넷과 길거리 서명운동 이벤트를 통해 1000명을 목표로 서명 운동을 전개하고 5개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현 유니폼에 대한 무기명 찬반투표를 벌인 뒤 결과를 연맹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미연 기자 ibiz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