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속도 163km '역시 이승엽'
기사입력 2000년 04월 19일 01시 35분
18일 인천구장에는 카메라와 스피드건을 든 일본인들이 몰려들었다. 일본 니혼－TV의 스포츠정보 프로그램인 `독점 스포츠정보' 관계자들이 `타구스피드 측정'을 위해 구장을 찾은 것.
이들의 관심은 뭐니뭐니해도 `홈런왕' 이승엽. 과거 일본 투수들이 외국인 타자를 연속 고의4구로 걸르면서까지 지키려했던 왕정치의 아시아홈런신기록(55개)에 지난해 턱밑까지 도달했던 `한국의 자존심'에 주목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투수 출신인 미야모토 가츠토모씨가 배팅볼 5개를 올려주면 그물망에 대고 받아쳐 타구스피드를 재는 방식. 첫 1∼3구에 시속 150㎞대 타구를 선보인 이승엽은 결국 163㎞를 기록했다. 167㎞로 일본 최고 스피드를 냈던 무라카미 다키유키(긴테쓰 버팔로즈)에 4㎞밖에 뒤지지 않은 것. "타구스피드가 시속 130㎞만 넘으면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로 인정된다"는 게 일본 관계자들의 얘기였다.
의외로 국내 최고스피드는 삼성 정경배가 기록했다. 시속 165㎞로 이승엽보다 2㎞ 빠른 속도가 스피드건에 찍혔다.
이밖에도 이날 스피드측정에는 삼성 김종훈(160㎞) 스미스(156㎞), SK 이동수(156㎞) 채종범(157㎞) 등이 도전해 관중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과거 요미우리 자이언츠서 통산 66승을 기록했던 미야모토씨는 스피드측정후 이승엽에 대해 "타격 때 공이 깨지는 소리가 날 정도로 파워가 있다"며 "친구로 지내고 싶다"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지난달 29일 도쿄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공식개막전에선 시카고 커브스의 홈런타자 새미소사가 경기에 앞서 180㎞의 타구스피드를 선보여 현재까지 가장 빠른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인천＝김남형 기자 st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