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빚은 내륙의 바다 '충주호'
기사입력 2000년 04월 18일 14시 43분
봄에 찾은 충주호. 한마디로 금강산의 한 자락을 곳곳에 옮겨놓은듯한 아름다운 형상을 하고 있었다.
험준하기로 소문난 월악산의 가파른 산줄기들이 충주댐 건설로 물에 잠겨 곳곳이 `도공의 신기'로 빚어낸 듯 절경이다.
호수에 다리를 담근 산마다 검은 암반들이 기기묘묘한 형상들을 연출하고 물위에 투영되는 산그림자들이 신비로움마저 자아낸다.
요즘 충주호 호반도로변에는 벚꽃과 진달래가 활짝 피었다. 가파른 산줄기를 타고 올라가는 진달래와 산벚꽃이 기암괴석과 어울려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충주호변의 비경을 가장 빠르고 가까이서 감상하려면 유람선 관광이 최고다.
월악산 산줄기에는 유난히 암반이 많다. 협곡같은 물길을 따라가면 깎아지른듯한 절벽 바위틈 사이로 키작은 노송들이 고풍미를 더하고, 여기에 틈틈이 고개를 내미는 진달래의 분홍빛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월악나루나 충주나루에서 청풍나루로 가는 유람선을 타면 제천시 청풍면 물태리 호반에서 옛 개성포구를 재현한 태조왕건 촬영지를 바라보며 포구로 정박하는 선박의 분위기를 체험하고, 이어 호수 한가운데에에서 최고 높이 162@의 물줄기를 내뿜는 수경 분수의 장관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다.
특히 청풍나루∼장회나루 사이에는 단양팔경(옥순담과 구담봉)과 금수산 등 곳곳에 비경에 숨어있는 추천 0순위 코스.
마치 칼로 도려낸듯한 반듯한 바위들이 하늘로 쭉쭉 뻗어있는 옥순봉과 기암괴석의 진수를 보여주는 구담봉은 배를 타야만 볼 수 있는 비경이다.
비단에 수를 놓은듯 수려한 금수산은 또 어떤가. 탑처럼 층층히 쌓여있는 바위, 물속에 머리를 넣은 거북이 형상, 요상한 남근석 등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기기묘묘한 바위들은 금강산을 유람한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노송과 바위들이 어울려 마치 만개의 계곡과 봉우리를 빚어냈다는 만학천봉의 절경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래서 충주호를 찾으면 우리 국토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있다.
[충주호＝김순근 기자 skkim＠]
▲유람선 관광:관광코스는 △월악 또는 충주나루에서 청풍∼장회∼신단양까지 가는 130리 1코스(1만1000원, 대형선 2시간 50분, 쾌속선 1시간40분) △월악 또는 충주나루에서 각 1시간동안 관광하는 2코스(6000원) △월악나루∼충주나루를 1시간동안 왕복하는 3코스(편도기준 3300원) △청풍∼장회나루간을 1시간 동안 왕복하는 4코스(8000원) 등 네종류가 있으며 1시간 간격으로 출항한다. (0441)851-5771∼4
▲가는길:충주호는 서울등 수도권에서 2시간30분 정도 걸려 당일 관광권으로 좁혀졌다.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 일죽 또는 음성IC에서 나와 충주방면으로 가는 것이 가장 빠른다.
▲맛집:월악산에서 캔 각종 산나물을 섞어 내놓은 산채비빔밥이 맛있다. 이곳의 대표적인 먹거리는 5월부터 이곳에서 잡히는 징거미라 불리는 새우를 사용해 시원한 매운탕으로 내놓는 `징거미'가 별미로 꼽힌다. 3만(중), 4만원(대). (0443)651-1086
▲볼거리:충주시, 제천시, 단양군 등 3개 시군에 걸쳐 있는 드넓은 `내륙의 바다' 충주호주변에는 곳곳이 볼거리다.
월악나루 주변은 월악산 국립공원과 송계계곡, 미륵사지, 수안보 온천, 문경세재, 조령관문 등이 있고, 충주댐의 충주나루 주변은 탄금대, 충렬사 등, 단양나루터의 단양권은 단양팔경, 동굴(고수, 온달, 노동, 천동동굴), 구인사, 희방사, 소백산국립공원 등이 가깝고, 제천시의 청풍나루에서는 청풍문화재단지, 의림지, 태조 왕건 촬영지 등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