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란, 5경기 4안타 '방망이 침묵'
기사입력 2000년 04월 18일 13시 48분
거품이 빠지는 아픔은 주식시장에서만 심각한 게 아니다.
개막 첫주의 홈런타자 현대 탐 퀸란(32)이 `조정기'의 고통을 톡톡하게 겪고 있다.
6할의 타율로 둘째주를 출발했으나 일주일만에 2푼을 까먹어 17일 현재 4할(40타수 16안타). 홈런은 7개에서 꽁꽁 얼었다. 타격과 최다안타 선두를 두산 장원진에 내줬고, 출루율은 공동 3위로 주저앉았다.
지난주 5경기서 20타수 4안타(3타점)로 부진했다. 성미급한 사람들은 "이게 제 실력 아니냐"며 슬슬 군소리를 흘린다.
사실은 예상됐던 `조정기'다. 선발진이 약한 한화 두산을 상대로 잔뜩 기세를 올렸던 퀸란이지만 지난주 맞상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삼성과 롯데의 알굵은 투수들이 그의 1차 시험대를 마련한 셈.
투수들의 태도 역시 바뀌었다. `수비형 용병'이라는 개막전의 소문을 싸그리 잊고, 가장 신중하게 퀸란과 맞선다. 팔이 길어 바깥쪽 슬라이더를 잘쳐내지만, 몸쪽공에 잘 속고 속도가 충분히 죽은 체인지업에 약한 점을 골고루 파악했다. 준비된 투수들의 공격에 퀸란은 한발짝 움츠러들수 밖에.
지난주말 쏟아지는 찬사에 침착했던 김재박 감독은 반전된 걱정에도 여전히 덤덤하다. "칭찬이 성급했던 것처럼 실망도 이르다"고 일침.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는 2경기뿐이다. 밀어치기가 좋고, 괜한 장타욕심이 없는 성실한 타자. 절정이었던 타격감이 하향세로 돌면서 곱절로 풀이죽은 심리적 고비만 이겨내면 여전히 강타자라는 것이 현대 벤치의 장담이다.
[수원＝이승민 기자 cjmin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