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장영자씨 집 카페됐다
기사입력 2000년 04월 17일 14시 29분
`장영자집 카페 됐네.'
80년대초 수천억원대의 어음 사기사건으로 세상을 뒤흔들었던 `큰손' 장영자씨의 서울 압구정동 집이 카페로 변했다.
장씨가 수감되면서 재산 대부분이 경매-압류당했고, 그후 이 집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왔다.
최근 사업가 유재덕씨(36)는 이 집을 전세내어, 외관은 그대로 두고 인테리어만 새로 해 `파가니'(02-542-5774)란 카페로 오픈했다.
유씨는 90년대초 정우성, 구본승이 일하다 연예계 관계자의 눈에 띄어 픽업돼 유명세를 탄 카페 `라구나'의 사장.
`연예계 마당발'인 유씨와 호형호제하는 연예인들이 자주 드나들면서 파가니는 또한 `별들의 아지트'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정우성 이정재는 파가니를 `세컨드 홈'이라고 할 정도로 상주하다시피하고, 구본승 고소영도 매일 `출근부'를 찍을 정도다.
장혁 전지현 차태현 등 단골로 드나드는 연예인은 셀 수 없을 정도.
`누구나 알만한 사람'이 바로 앞집에 살 정도로 `부촌'이기 때문인지, 청담동과 압구정동 일대를 주름잡는 우아한 미시족도 눈에 많이 띈다.
카페는 대지 247평에 건평은 1, 2층 합쳐 100여평.
`큰손'에게 어울릴 법한 `운동장만한' 집은 아니지만 정원, 테라스에 작은 수영장까지 갖췄다.
정원에는 칵테일바를 설치, 선탠을 하면서 식사와 음료를 즐기는 등 `도심 속에서 바캉스' 공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시가로 따질 수 없는' 20년된 향나무를 비롯, 대나무 감나무 모과나무 등 정원을 둘러싸고 있는 나무 50여 그루는 고급스런 분위기를 더한다.
음식 역시 요즘 한창 `잘 나가는' 음식점 답게 퓨전이다.
프랑스에서 직수입하는 22종의 차와 함께, `트렌디'하고 멋스럽게 요리한 `오리엔탈 프렌치' 메뉴들을 선보인다.
파가니를 찾은 최수임씨(22)는 "장영자씨가 대체 어떤 곳에서 살았을까하는 호기심에 와봤다"며 "평범한 듯하지만 고급스러워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가의 집에 와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영주 기자 s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