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시축 보여주세요'
기사입력 2000년 04월 17일 14시 29분
`김대중 대통령 언제쯤 시축할까.'
대통령 비서실은 최근 한 시민으로부터 `김 대통령도 월드컵 축구를 앞두고 시축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이색 민원을 접수하고 "대통령의 국정 수행 일정을 고려, 적절한 시점을 택하여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답신을 보냈다.
대통령 비서실 내 문화관광 비서실 김종율 행정담당행정관 명의의 이 회신은 지난 3월 2일 발송한 것으로 돼 있다.
따라서 김 대통령이 2002 한일 월드컵 때 혹은 그 전이라도 빅게임이 있을 경우 시축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제의 민원인'은 축구관련 물품 수집가인 이재형씨(39·월간 축구베스트 일레븐 취재부장).
그는 금년 2월 청와대로 탄원서를 보냈다.
탄원서에 `김 대통령이 운동을 하는데 불편하다는 것은 잘 알지만 2002 월드컵 홍보, 장애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용기를 준다는 점, 축구사의 사료적 가치 등'의 이유를 열거하며 `DJ 시축'을 강조했다.
대부분의 축구인들은 "김 대통령이 다리가 좀 불편한데 어떻게 운동장에 나올 수 있겠느냐"며 비관적인 말만 했다. 그러나 이씨의 생각은 달랐다.
"독재에 맞서 싸우다 다리가 불편해졌다는 사실을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데, 시축을 하면 오히려 자랑스럽지 않겠습니까."
이씨는 결국 직접 나서 청원서를 청와대로 보냈고, 2월11일 "일단 검토해보겠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승호 기자 letitb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