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4명만 시드니행
기사입력 2000년 04월 17일 14시 25분
권은주의 2000 로테르담국제마라톤대회 출전을 끝으로 한국마라톤의 `중간평가'가 끝났다.
한국은 오는 9월 시드니올림픽에 이봉주-백승도-정남균(이상 남자)과 오미자(여자) 등 남자 3명, 여자 1명, 총 4명만이 출전하게 됐다.
여자부는 기준기록인 2시간33분을 돌파한 선수가 오미자(익산시청) 단 1명밖에 없어 그나마 앤트리 3명도 채우지 못하게 됐다. 특히 지난 97년 조선일보마라톤대회서 2시간26분12초로 풀코스 데뷔전서 한국최고기록을 세우며 여자 마라톤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권은주는 끝내 부상과 `코오롱 이탈'에 따른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하고 올림픽 출전권도 따내지 못해 실망감을 더했다.
이로써 `남녀 동반우승 꿈'에 부풀었던 한국 마라톤은 결국 남자부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김이용의 상무입대-이봉주의 팀이탈로 시작됐던 한국 마라톤의 와해 조짐은 결국 한국마라톤의 산실인 `코오롱 붕괴'를 가져왔고 선수관리의 총체적인 책임을 갖고있는 육상연맹의 어정쩡한 대처는 이같은 사태를 부채질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그나마 이봉주가 지난 2월13일 열린 2000도쿄국제마라톤대회서 2시간7분20초로 한국 기록을 세우며 건재를 과시한게 유일한 위안거리.
이에비해 부상 후유증으로 동아마라톤대회 출전을 포기하며 로테르담대회에 출전했던 권은주는 올림픽 티켓도 따지못하고 부상악화를 초래하는 무리수로 앞으로의 선수생활 지속여부 마져 불투명하게 됐다.
이는 결국 코오롱 이탈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출전을 강행한 결과로 밖에 풀이할수 없게 됐다.
따라서 남녀 각 3명씩을 출전시켰던 애틀랜타 올림픽에 비해 기록미달로 앤트리 조차 채우지 못한 이번 시드니 올림픽은 지금까지처럼 한국 마라톤의 `남고여저' 현상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육상연맹회장사인 삼성이 선수지원을 핑계로 코오롱 이탈 선수를 중심으로 육상부를 창단, 관계요로를 통해 선수등록에 필요한 이탈증을 강요하고 있어 한국 마라톤은 이래저래 내홍까지 겪게됐다.
[김의진 기자 ej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