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야구장 맥주판매 관중들은 원한다
기사입력 2000년 04월 16일 14시 04분
`추천 판매 품목.' `맥주 소주 양주.'
올해 위탁경영으로 새단장을 한 대전구장 편의점 앞 게시판에는 매경기 때마다 이런 글이 올라있다. 매점과 편의점인 `이글스프라자'를 운영하는 업체에서 팬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만든 게시판에 써놓은 팬들이 즐기고 싶은 1순위 품목. 바로 주류다. 하지만 공허한 메이리일 뿐.
올시즌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대전구장을 위탁경영하는 한화, 잠실구장을 맡은 LG와 두산은 팬서비스 차원에서 맥주판매를 계획했다. 이에따라 한화는 1,3루 관중석 위에 호프바를 설치키로 했고, LG와 두산은 `젊음의 광장'이라는 맥주를 즐길수 있는 공간을 만들 작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주류판매 금지 결정을 내렸고, 당초 긍정적이던 대전시마저 서울시와 보조를 맞춰 맥주판매 불허를 통보했다. 이유는 미성년자 음주와 음주사고에 대한 우려.
그러나 대부분 팬들의 반응은 `아니올시다'다. 운동장 음주는 그동안 공공연히 이루어져 왔고, 음주사고도 옛날 일이라는 것이 팬들의 이야기. 또 일본 등에서 이미 운동장 문화로 정착돼 있는 맥주판매를 막는 것은 `관중수준을 너무 얕보는 공무원식 발상'이라는 지적까지 한다.
한화의 구단관계자는 "위탁경영이 반쪽으로 운영되고 있다. 관중들도 이젠 즐기는 문화가 필요한데 시에서 막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전팬들도 게시판에 똑같은 심정을 써놓고 있다는 걸 대전시와 서울시는 아는지 모르는지.
[대전＝신보순 기자 bssh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