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영 '간큰 새내기' 첫승신고
기사입력 2000년 04월 16일 14시 04분
"너 오늘 대기냐?"
현대 포수 박경완은 15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신인 투수 마일영(19)에게 잔뜩 눈총을 줬다.
"빨랑빨랑 던지고 일찍 내려가라. 알겠지?"
구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번 첫 등판(9일)때 포수 형님이 시키는대로 쏙쏙 던지지 못했다. 가뜩이나 이리저리 튀는 볼끝으로 유명한데 컨트롤까지 흔들리니 박경완이 어지간히 고생을 했다.
"오늘은 잘 던지면 되잖아요."
면박을 줘도 절대 주눅드는 법이 없는 후배는 뻔뻔하게 말대답.
선발 박장희를 구원해 5회 2사 2루서 마운드에 올랐다. 눈을 부릅뜨고 쏘아보는 선배 박경완을 향해 빵빵 공을 뿌렸다.
패기의 새내기가 던질때 더 매력적인 당당한 몸쪽 공. 마일영의 장기인 커브가 휙휙 떨어지자 롯데 타자들은 그저 헛손질이다. 5회 5번 임수혁부터 7회 9번 김민재까지 5타자 연속 탈삼진. 박장희를 7안타 5득점으로 폭격하며 한창 열이 올랐던 롯데 타선을 일순간 싸늘하게 식혀버린 위력적인 피칭이었다.
"오늘은 시키는대로 잘 던졌어요."
경기후 첫승 소감을 물었는데 또 딴소리. 박경완 선배에게 칭찬들은 일이 더 신났다.
첫승을 신고한 마일영은 유난히 똘똘한 투수들의 돌풍이 거센 2000시즌 새내기 그룹에서 당당히 이름판을 들었다.
김재박 감독이 "대담하게 자기 공을 던질수 있는 신인투수"라고 칭찬한다. 선발과 미들맨으로 돌려쓸수 있는 제5선발 카드로 당분간 마일영을 꽉 믿을 요량이다.
[부산＝이승민 기자 cjminn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