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대구구장 '트로트 바람' 일으킨 신동주
기사입력 2000년 04월 16일 14시 04분
튀는 방법도 가지가지. 온나라에 경쾌한 N세대 음악이 판치지만 대구구장에서 만큼은 구수한 트로트가 `따봉'이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선수가 원하는 노래를 틀어주고 있는데 대부분이 따라부르기도 힘든 테크노 음악. 이승엽은 지난해 엄정화의 `페스티발'에서 올해는 클론의 `초련', 임창용이 등판할 때는 영화음악 `노헤어 패스트'가 그라운드를 가득 메운다. 이밖에도 구피의 `쇼크', 듀크의 `스탈리안', 터보의 `사이버러버' 등 제목에서 느껴지듯 한결같이 빠른 템포의 댄스곡이다.
그러나 개막후 테크노 음악은 송대관의 `네박자'에 힘을 못쓰고 있다. 처음엔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반응이었지만 지금은 나이에 관계없이 따라부를 정도로 애창곡으로 자리를 잡은 것.
대구구장에 트로트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은 삼성 신동주. 장난삼아 `네박자'를 신청했던 신동주는 황당해하는 동료들의 표정이 너무 재밌어 지난 15일부턴 아예 올해의 지정곡으로 결정했다. 타석이 돌아오는 것을 감안하면 한경기에 네차례 정도 듣게되는 셈.
신동주가 `네박자'를 지정곡으로 삼은 진짜 이유는 트로트가 좋아서가 아니라 눈길을 더 받기 위한 팬관리의 한 방편. "테크노 일색에서 트로트가 나오면 튀어보이잖아요." 꽤 설득력있게 들린다.
[대구＝권정식 기자 jsk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