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유망선수 해외진출 작업 신중해야
기사입력 2000년 04월 14일 14시 49분
신세대 축구스타들의 해외진출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2일 이동국(포항)과 설기현(광운대)을 해외진출 1차대상자로 낙점하고 이들이 몸담을 유럽프로팀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문화관광부도 "2002년 12월31일까지 해외진출 대상선수들의 군입대를 연기해주는 방안을 병무청과 협의하겠다"며 적극적인 지원방침을 밝혔다.
유망 선수들의 해외진출은 축구 발전은 물론, 2002년 월드컵 16강진출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최근 축구협회 주도의 해외진출 작업은 이같은 대의명분에도 불구, 매끄럽지못한 면이 없지않다. 포항구단은 "이동국의 축구스타일과 맞는 이탈리아 프로팀과 2년여동안 접촉중인데 일방적으로 축구협회가 독일로 보내려 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현재 무릎부상 치료를 위해 독일에 머물고 있는 이동국도 "분데스리가는 거친 몸싸움이 많아 적응하기 힘들 것 같다"며 독일행을 주저하고 있다. 2차대상자로 선정된 고종수(수원 삼성)는 아예 해외진출에 유보적인 입장이다.
그는 "섣불리 해외에 나갔다가 벤치신세로 전락하면 마음과 몸이 모두 망가질 수 있다"며 조심스런 표정이다. 유망주를 해외로 내보내는 것 만이 월드컵 16강진출의 비책이 될순 없다. 국내에서 잘나가던 몇몇 스타들이 해외에 진출했다가 고종수의 지적대로 `망가져'온 사례가 있지 않은가. 유망 축구선수들의 해외진출 작업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김용 기자 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