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교수 소설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펴내
기사입력 2000년 04월 13일 14시 33분
마광수 교수(49．연세대 국문학과)가 또 다시 야해졌다.
지난 한해 `인간' `자유의 용기' `운명' 등 넥타이 맨 에세이집들을 써 왔던 마교수가 와이셔츠 버튼을 풀고 자유로운 성과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해냄)를 이달 안으로 내놓는다.
`알라딘…'은 `천일야화'에서 모티브를 따 온 옴니버스 장편소설. 주인공 `내'가 램프 요정 `세라자드'의 도움을 받아 왕, 여학생, 매춘부 등 다양한 인물로 모습을 바꿔 성을 탐닉한다.
그러나 과거의 소설들에 비해 성적 수위는 다소 떨어진다고. 집필은 물론 교정 볼 때도 자기 검열을 하게 돼 노골적인 표현은 최대한 자제했다는 것. "현재 모 신문에 소설을 연재중인데 간행물윤리위원회로부터 몇차례 경고를 받고 나니 절로 펜 끝이 무뎌지더라"며 한숨을 내쉰다.
`알라딘…'은 사실상 8년의 산고 끝에 빛을 보는 작품. 지난 92년 스포츠조선에 연재했다가 같은해 10월 `즐거운 사라'로 긴급체포되면서 연재가 중단돼 96년부터 `길'에 다시 1년6개월여동안 연재한 것을 뒤늦게 묶어 단행본으로 엮게 됐단다. 진작에 낼 수도 있었지만 복직하고 얼마되지 않아 내면 주위의 시선을 곱지 않을 것 같아 때를 기다렸다는 고백이다.
이번 `알라딘…'은 `즐거운 사라' 때와 마찬가지로 페미니스트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램프가 있어봤자 결국 공처가가 된 알라딘을 패러디, 이 소설의 주인공은 부인을 복종시키는 인물로 그려놓은 것. 여권신장이 지나쳐 남자가 매맞는 세상이 된데 대한 풍자를 담았다고 마교수는 설명한다.
강의 시간을 빼고는 내내 연세대 문학관 203호 책 무덤 속에서 살며 머리로만 자유연애를 한다는 마교수. 새천년에도 여전히 정력적인 집필활동을 계속할 참이란다. 성이라는 줄기에 에세이집, 이론서, 시집 등 다양한 잎사귀를 뻗치겠다며 의욕을 불태운다.
[정경희 기자 gumnu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