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세원 놓고 KBS, MBC 신경전
기사입력 2000년 04월 13일 14시 09분
`토크 MC 서세원'을 놓고 KBS와 MBC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서세원이 봄개편에서 일요일의 양방송사 프로그램에 나란히 출연을 약속하면서 불거졌다.
서세원은 KBS 2TV 일요심야토크쇼 `야(夜)! 한밤에' 진행자로 결정된 이틀후 MBC TV `일요일 일요일밤에' MC를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밤'과 `야밤'의 시간대는 겨우 두 시간 차이.
KBS는 "MBC가 일요일 저녁프로그램 MC로 내정된 사실을 알고도 서세원을 끌어갔다"고 발끈했고, MBC는 "내용과 포맷이 다른데다 요일만 다르면 아무 문제 없다"고 맞서고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KBS가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서세원은 개편을 앞두고 휴식차 아내 서정희와 함께 이탈리아를 거쳐 두 자녀가 있는 미국으로 떠난 상태여서 이래저래 난감한 처지다.
KBS는 `야밤'의 방영날을 일요일이 아닌 목요일이나 금요일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일찌감치 금요일 저녁으로 편성돼있는 이경규 심현섭 콤비의 심야토크쇼 `나이트쇼'와 서세원 김영철 콤비의 `야밤'이 당장 격돌해야 한다는 문제 때문.
이 바람에 KBS는 편성시간대를 두고 빚어진 내부적인 갈등까지 봉합해야하는 이중 고민을 안고 있다.
방송가에서는 "서세원이 신설프로그램에 사활을 거는 방송사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무책임한 결정을 내린 탓"이라고 비판한다.
[강일홍 기자 e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