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권의야구야그] 북한의 야구
기사입력 2000년 04월 13일 13시 50분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6월 평양에서 열리게 됨에 따라 스포츠계도 흥분과 기대로 들떠 있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경기단체들은 앞으로 남북스포츠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동안 각종 국제대회를 통해 교류가 빈번했고, 북한이 강세를 보이는 축구 탁구 유도 마라톤 등의 종목은 남북합동훈련과 상호교환경기 등의 교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지만 야구는 후순위로 밀려있는 셈이다. 북한야구가 아직은 국제수준에는 크게 뒤지기 때문이다.
북한지역의 야구는 해방전에는 평양철도야구팀이 강호로 유명했으나 해방후 북한에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부르주아적 경기`로 간주되면서 야구는 사라져 버렸다. 북한에 처음으로 야구가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60년대초 북송된 재일동포들에 의해서였지만 70년대말 이들의 노령화에 따라 침체를 거듭해 유명무실해 졌다.
외면했던 야구를 북한이 정책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한 것은 86년 10월 야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 관계개선을 원하는 미국 일본 등 서방국가에서 야구가 인기를 끌고있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북한은 88년 7월 쿠바선수단을 초청해 친선경기를 가졌으며, 이해 10월 전국인민체육대회부터는 야구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 북한은 90년 7월 아시아야구연맹(BFA)과 이해 8월 국제야구연맹(IBA)에 정식 가입해 국제무대에서 발돋움을 시작했다.
사상 첫 남북야구 공식경기는 91년 6월11일 일본 니가타에서 벌어진 제1회 5개국친선대회로 한양대가 북한대표팀을 16대1(7회 콜드게임)로 대파했다. 이어 93년 3월3일 호주 퍼스에서 벌어진 국가대표팀끼리의 첫 남북대결에서도 한국은 11대0, 7회 콜드게임승을 거두었다.
북한에서 사용하는 야구용어도 다른 종목과 같이 이채롭다. 타자는 타격수, 주자는 진격수, 야구배트는 야구봉, 글러브는 가죽장갑, 마스크는 보호모, 아웃은 실격, 스트라이크는 정확한 공, 태그는 공다치기, 홈은 본진, 1,2,3루는 1,2,3진으로 쓰이고 있다.
또 번트는 살짝 공치기, 더블플레이는 2중실격 결합방어기술, 직선타구는 긴직선 공치기로 불리는 등 우리의 야구용어와는 대부분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따라 북한의 개방화가 가속화되고, 스포츠교류의 봇물이 터져 북측에서도 남측처럼 야구열풍이 일어나 머지않아 프로야구가 탄생됐으면 하는 성급한 바람이다.
[부국장 joyg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