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보성의야구읽기] '승부 조급증' 버리자
기사입력 2000년 04월 10일 13시 48분
초반 프로야구가 뜨겁다. 초반 상승세가 1년을 갈 수도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는 133㎞(게임)의 긴 마라톤 레이스다. 또 오르막과 내리막, 더위와 장마, 부상 등과도 싸워야하는 긴 여정이다. 최고만이 프로의 세계에서 이변없이 살아남을 수 있다. 투자하는 구단과 열성적인 팬이 있는 팀이 성적이 좋다. 미국, 일본의 프로야구를 봐도 큰 이변보다 여론과 전문가들의 판단이 더욱 정확하다.
우리나라의 프로야구도 역시 마찬가지. 그 해에 최고의 스타가 있는 팀이 우승했다. 97년 챔피언 해태에는 슈퍼스타 이종범과 이대진이 있었고, 98년 현대는 최고의 투수 정민태와 포수 박경완, 또 박재홍과 쿨바가 있었다. 99년은 어떤가? 초반 연패에도 전력이 좋은 삼성과 두산이 각 리그 1위를 했고, 우승한 한화는 막강 선발진과 특급 마무리 구대성이 있기에 시리즈에 올라가면 위력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새천년에도 팀 전력대로 성적이 난다. 끝없이 연구, 노력, 투자를 하면서 기다려야 된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요행(운)의 승리는 몇게임이지 132게임에서는 팀 전력대로 성적이 난다. 야구인들은 자주 이야기한다. 2군 경기를 많이 해야 한다고. 2군 경기를 통해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싸움꾼으로 만들어지길 바라는 뜻에서다. 그런데 지금 초반의 프로야구가 너무 숨이 차 보인다.
너무 잦은 선수교체, 주전도 5회 이전에 바꾸고 고교대회 결승전에서나 볼 수 있는 작전과 스리번트, 또 투수코치의 잦은 마운드 출현으로 벤치가 더 불안해 보이고 투수는 작고 애처로와 보인다. 프로야구에서 `묘수나 영감으로 이기는 경기는 1게임이고 감독이 이기는 경기는 3게임 정도'라고 했다. 그만큼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물론 감독이 이기는 3게임은 우승에 결정적이지만 9번 우승한 명장 김응용 감독은 중요하고 큰 경기일수록 감독은 가만히 있어야 된다고 했다. 초반의 연패로 당황해서 갑자기 속력을 낼 준비는 하고 있지는 않은지, 또 연승으로 우리 팀이 숨이 차지는 않는지. 한 번 생각해보자. 이제 시작이고 승부는 9월에 결정난다.
[본지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