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소망] 아이들 꿈 싣고 `붕！붕！'
기사입력 2000년 04월 09일 14시 24분
"유치원에 오기엔 너무나도 먼 거리에 거주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승합차로 통학을 할 수 있게 해 줘서 너무 기쁩니다."
시골의 한 조그만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정지선(여．36) 선생님은 요즘 마음이 뿌듯하다. 12명의 제자들에게 승합차를 선물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한 이동통신 회사에서 개최했던 아름다운 소망을 들어주는 `나의 밀레니엄 소망' 행사에 참여하여 승합차 구입을 지원 받았다.
"이곳에서는 인접해 있는 도심지 운행도 하루에 왕복 두차례 뿐입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대부분 40~50분 동안 종종 걸음을 하며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지난 겨울 눈이 많이 내려서 결석을 하는 아이들이 많았을 땐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녀는 바쁜 농사일에도 불구하고 예닐곱살 어린 아이들을 경운기에 태우고 오는 학부모를 볼 때면 자식 사랑하는 부모 심정에 가슴 뭉클함을 느꼈던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눈이 내리거나 한여름 장마철에는 그나마 결석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고 자동차를 타고 가는 소풍은 생각도 못한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들에게 도시 아이들처럼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줄 순 없어도 이곳과는 다른 세상들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이번 소풍에는 `붕붕 승합차'로 세계 문화 엑스포가 열리는 경주에 아이들을 꼭 데려가고 싶습니다.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은 것이 저의 작은 소망입니다."
다른 부임지를 마다하고 시골 아이들의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이 좋아서 이곳 유치원에서 4년째 근무를 하고 있는 그녀는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아이들과 무척이나 정이 들었다.
"저도 자식을 둔 부모로서 시골 아이들을 보면 이들에게 많은 것들을 경험케 해 주고 싶습니다. 이런 행사를 마련해 주신 LG텔레콤 관계자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비록 전교생이 12명 뿐인 작은 유치원이지만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게 되어 정지선 선생님의 마음은 누구 못지 않게 행복하다.
[노재승 명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