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퀸란 '파워 비결은?'
기사입력 2000년 04월 09일 13시 45분
새천년의 시작에 만난 `홈런포'가 굉장하다.
4경기서 무려 7방의 아치를 그려낸 괴력의 사나이, 현대 탐 퀸란(32).
개막전 1호 홈런의 행운이 결코 요행이 아니었음을 확실하게 보여준 그의 홈런 퍼레이드는 2000시즌을 화려하게 열어젖힌 최고의 화제다.
5일 대전 한화와의 개막전과 7일 한화전, 두차례 3홈런을 작성했고 8일 수원 두산과의 홈개막전서도 어김없이 아치를 그려냈다.
사실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브래든턴 전훈캠프 당시 팀 동료들조차도 퀸란에 대해서라면 "사람좋다"는 얘기가 먼저였다. 수비에는 모두들 엄지를 치켜올렸지만, 민첩한 구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스윙에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나 물이 딱 맞았을까. 한국땅을 밟자마자 퀸란은 괴력의 홈런포로 싹 달라져 있었다.
코스를 가리지않고 정확하게 받아치는 타이밍이 끝내준다. 무지막지한 힘보다는 확실한 히팅으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딱히 장타욕심이 많은 것도 아니다. 팔로스루가 좋지만, 장타를 노려 자세가 흐트러진 모습은 없었다.
힘껏 당긴 타구만큼 깔끔하게 밀어친 타구가 많았다. 나쁜볼에 움찔대지 않고 제볼을 잘 골랐다. 페이스가 좋을때는 공이 수박만하게 보이는 법이지만.
퀸란은 "타격코치(김용달)의 조언이 아주 잘맞았다"고 끄덕인다. 김코치의 말대로 배트를 크게 돌리는 것보다 짧고 빠르게 돌리는 훈련을 반복했다. 미국서 뛸때보다 스윙이 작아졌지만, 비거리는 오히려 늘었다. 장타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코 큰스윙이 아니다.
국내투수들의 공을 열심히 연구했다. 변화구에는 워낙 자신이 있다. "마이너리그에는 변화구를 잘던지는 투수가 많다"고 소개하는 퀸란은 "동료 타자들 가운데서 변화구를 잘치는 편이었다"고 자부한다.
[이승민 기자 cjminn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