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루키 이승호, '신인왕 탐난다'
기사입력 2000년 04월 09일 13시 45분
새로운 `닥터 K'가 떴다.
SK 왼손 고졸신인 이승호(19)가 올시즌 돌풍을 몰고 올 조짐이다. 역대 최연소 마무리라는 중압감은 온데 간데 없다.
8일 한화와의 인천 홈개막전에서 보여준 이승호의 모습은 `괴물' 그 자체였다. 이승호는 5－2로 앞선 7회말 1사만루의 위기에서 출전, 한화 외국인 거포 3번 데이비스와 4번 로마이어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불을 껐다. 8회초에는 유격수 신주일이 연거푸 실책을 해 무사 1,2루. 열아홉 신인이 감당하기엔 버거운 상황이었지만 이승호는 3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다.
9회초 역시 1번 강석천과 2번 백재호를 삼진, 데이비스의 좌익수 플라이를 혼즈가 `만세'를 부르는 통에 로마이어에게 우중월 2루타를 맞았지만 5번 장종훈을 삼진으로 속아내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웃카운트를 죄다 삼진으로 잡아 2⅔이닝 동안 2안타 8탈삼진 1실점 세이브. 지난 5일 대구 삼성전에 이어 2연속 세이브다.
마운드에만 오르면 야수로 돌변하는 이승호. 이날 최고구속은 시속 146㎞. 직구 평균구속이 시속 140㎞대고 낙차 큰 커브와 예리한 슬라이더가 타자들을 꼼짝달싹 못하게 붙든다. 여기에 과감하게 몸쪽승부를 할수 있는 두둑한 배짱까지－.
"신인왕에 도전하겠다." 지난 5일 데뷔전서 세이브를 따낸뒤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던 이승호,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인천＝박재호 기자 jh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