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보성의 야구읽기] LG의 이기는 야구
기사입력 2000년 04월 08일 01시 22분
스포츠에선, 특히 프로야구에선 의외의 승부를 팬들은 좋아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뒀고,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롯데의 개막 3연패는 선수단이나 전문가들도 믿기 어려울 것이다.
LG는 이기는 방법을 보여준 3연전이었다. 배팅 작전 러닝 수비 등에서 완벽한 하모니를 이뤘다. 역전의 역전을 거듭한 3차전은 이를 바탕으로 승리를 거둔 한편의 드라마였다.
LG는 `신바람 야구'의 원조다. 올해 LG는 7개팀들의 경계대상이 될 것이다. 기술적으로 짜임새를 갖춘데다 전통적으로 상승세를 타면 힘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신인 경헌호의 호투는 인상적이었다. 상당히 영리한 투수다. 경헌호의 호투를 배테랑인 차명석이 찬물을 끼얹은 것이 아쉬웠지만 신인답지 않는 수읽기와 제구력은 머잖아 국내 정상급 투수가 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양팀 모두 마무리 투수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감독이 마무리 투수를 등판시킬 때는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무리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할 경우엔 팀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개막 3연전중 2,3차전에서 LG 김용수와 롯데 박지철은 양팀의 마지막 보루였지만 모두 벤치를 실망시켰다.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롯데는 박정태 우드 김응국 등 중심타선이 살아나지 않으면 어려운 경기를 치를수밖에 없다.
홈에서의 3연패로 롯데 김명성 감독은 잠을 못이룰 것이고, LG 이광은 감독은 기분이 좋아 뜬눈으로 밤을 지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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