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친구 심재학때문에 두산 '배신'한 이휘재
기사입력 2000년 04월 07일 14시 08분
`롱다리' 마음은 갈대?
두산의 잠실 홈 개막전(5일) 시구자였던 개그맨 이휘재가 8일 현대의 수원 홈 개막전서 사회를 맡는다. `반달곰 뒤통수 때리는 사건'. 현대의 개막전 맞상대는 얼마전 이휘재와 함박웃음을 함께 했던 두산이다.
작정하고 배신한 것은 아니다. 여차저차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이휘재는 현대 심재학(28)과 충암고 동기동창. 보통 친구사이가 넘는다. LG시절 자주 야구장을 들락거렸다. 심재학과 절친했던 LG 동료스타들까지 꼼꼼히 챙길만큼 `친구의 팀'을 열심히 응원했다.
지난해말 현대로 옮겨온 심재학의 짐 속에는 이휘재의 마음까지 들어 있었다. "친구따라 수원간다는 옛말을 못들었냐." 뒷덜미를 툭툭 쳐댄 심재학의 압력을 버틸수가 있나.
두산이 시구자를 구한 일 부터가 급작스러웠다.
`선동열 시구'를 기다리다 찬찬히 요모조모 따질 시기를 놓친뒤, 야구팬으로 잘 알려진 이휘재를 초대했다. 톱스타를 모셨다고 흡족했지만, 사흘만에 `으악.' 심재학의 단짝친구라는 신원조회가 채 덜 됐다.
현대가 사회자를 구한 일도 벼락치기.
지난 3일 친구 심재학의 연락을 받은 이휘재로선 두번 세번 생각할 겨를없이 얼른 스케줄을 비울수 밖에.
이휘재는 친구의 팀을 위해 개런티없이 마이크를 잡는다. 두산 식구들, 너무 야속해하지 말자. 영 모르는 남의 팀과는 대접이 다를 터. 현대 선수들 이름만큼 우렁차고 활기찬 목소리로 원정팀 두산 선수들의 이름을 불러제낄 이휘재다.
[이승민 기자 cjminn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