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백호 35년전 짝사랑 공개
기사입력 2000년 04월 06일 14시 29분
중견가수 최백호(50)가 35년전 짝사랑을 공개했다.
4년만에 발표한 신곡 `어느 여배우에게'를 통해서다. `영화 `초우'를 추억하며'란 부제에서 어린 최백호의 가슴을 뛰게 했던 흠모의 대상을 짐작할 수 있다.
"문희씨 때문에 가출까지 결심했었으니까요. 고등학교 때 미성년자 관람불가 딱지가 붙은 그 영화 보려고 어찌나 공을 들였던지."
최근 우연한 자리에서 문희씨를 만나 그 마음을 `고백'했고, 여전히 아름다운 그녀 역시 최백호의 팬이라고 화답했단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흑백의 사진처럼 남아있는/여인이여 여인이여 젊은날의 향기여….'
과거를 회상하듯 읊조리는 나직한 최백호의 목소리와 편안한 멜로디가 중년팬의 추억을 자극한다. 지난주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로부터 열렬한 갈채를 받았다. `낭만에 대하여'에 버금가는 히트를 예감한다.
나이 쉰을 맞아 최백호가 내놓은 16집에는 이런 중년의 허무와 아쉬움이 진하게 배어있다.
`쉰이 되면 긴머리에 낡은 청바지 빨간 스포츠카를 탈꺼야∼'는 가사가 재미있는 `쉰이 되면', 같이 늙어가는 아내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는 `세월', 세상을 먼저 떠난 친구를 부르는 `친구하나' 등이 중년층의 공감을 끌어낸다.
최근 엿새간 치른 공연을 통해 중년팬의 건재를 확인했다. 그래서 부지런히 라이브 무대를 갖기로 했다.
몸관리 차원에서 35년간 태우던 담배를 끊었다. 덕분에 6㎏ 남짓 살이 붙어 목소리는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평을 듣는다.
`어느 여배우에게' 열심히 부르고, 가을쯤 베스트 앨범을 내는 게 데뷔 25년을 맞은 최백호의 올해 계획이다.
[김소라 기자 so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