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확 달라진 SK '옷이 사람을 만든다'
기사입력 2000년 04월 06일 14시 07분
옛말에 옷이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제복을 입으면 절도가 생기고, 정장을 입으면 걸음걸이가 달라진다. 쌍방울선수들을 전원 흡수하며 팀을 꾸린 SK. 레이더스 유니폼과 와이번스 유니폼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었다.
요즘 쌍방울 출신 SK선수들은 신이 난다. 자금난으로 제대로된 지원은 `그림의 떡'이었지만 이제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장비와 비품이 마련된다. SK는 기존 쌍방울과의 2000년 연봉재계약을 했던 선수들에게도 일괄적으로 200∼500만원을 더 얹어 연봉계약을 했다. 선수들의 마음이 변하자 팀이 싹 달라졌다.
5일 삼성과의 대구 개막전에 앞서 SK선발 김태석은 "팀분위기가 끝내준다. 모두가 `이젠 해볼만 하다'는 생각 뿐"이라고 밝혔다. 김태석은 7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개막전서 삼성을 3대2로 꺾는 파란의 일등공신이 됐다.
5회초 좌월 2점홈런을 터뜨린뒤 두팔을 날개처럼 펴고 다이아몬드를 돌던 최태원. 지난해 연봉 8900만원에서 연봉 1억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시즌 2홈런에 그쳤던 최태원이 난데없이 홈런을 터뜨리자 주위에선 `1억원 효과'라고 입을 모았다.
왼손투수 오상민은 최근 구단과 연봉계약을 하면서 독특한 요구를 했다. "제발 1년만이라도 트레이드를 시키지 말아달라." 굵직한 트레이드 이야기가 흘러나올때마다 자신이 거론돼 못마땅한 부분도 있었지만 모든 것이 넉넉한 SK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신생팀 돌풍은 새로운 전력이 아니라 기존 멤버들의 의식전환에서 시작되고 있다.
[대구＝박재호 기자 jh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