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아지매 고향의 맛 갈현동 `평양 콩비지'
기사입력 2000년 04월 06일 14시 07분
`평양 출신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대로' 고향의 맛이 살아있는 집이 있다.
서울 갈현동 `평양 콩비지'집에서는 주인 이명일씨(45)가 음식을 평양식으로 삼삼하고 깔끔하게 차려낸다.
간판메뉴는 콩비지백반(4000원).
4∼5가지 반찬과 함께 나오는 진한 비지찌개는 돼지뼈가 들어가 느끼할 것 같지만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그만이다.
돼지 등뼈를 푹 고아 기름을 제거한 후, 조선콩 갈은 것을 넣고 흰막이 뜰 때까지 끓였다.
뼈가 흐트러지기 직전까지 푹 고아 고기가 카스테라처럼 부드럽다.
끓일 때 새우젓, 후추, 파 등을 적당히 넣어야 콩 비린내와 돼지 냄새가 없어지면서 비지 맛이 양념에 묻히지 않는다.
반찬도 식당음식 같지 않게 허투루 낸 것이 없다.
포기김치는 젓갈과 양념을 적게 넣고 배추 자체의 시원한 맛이 살도록 담궜다.
단골이 많아 고사리, 참나물 등 제철 나물로 매주 반찬을 바꿔낸다.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아 뒷맛 또한 개운하다.
맑은 갈비탕에 곱게 빚은 손만두를 넣은 갈비만두국(5000원)도 갈비탕 같지 않게 가볍고 담백하다.
녹두에 고사리, 배추김치, 쇠고기를 섞어 도톰하게 부쳐낸 녹두빈대떡(3000원)은 쫀득하고 고소한 메뉴.
해물파전(8000원)에는 새우, 굴, 낙지 등 신선한 해산물을 듬뿍 넣어 시원하게 지졌다. (02)358-7486
[이영주 기자 sun＠]